책에서 끌려나온 주인공들의 한바탕 대소동[어린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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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에게 책방은 가까우면서도 먼 장소다.
요즘처럼 인터넷으로 책을 구매하는 가정이 많은 시대에는 어린이가 직접 책방에 갈 일이 많지 않다.
앞치마를 두른 고양이가 주인공인 이 책방의 책꽂이에는 우리가 잘 아는 옛이야기들이 꽂혀 있다.
어쩌면 고양이가 진짜 주인일지도 모르는 우리 곁의 책방들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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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고양이
이시카와 에리코 글·그림│신명호 옮김│여유당
어린이에게 책방은 가까우면서도 먼 장소다. 요즘처럼 인터넷으로 책을 구매하는 가정이 많은 시대에는 어린이가 직접 책방에 갈 일이 많지 않다. 종이책에 대한 관심도 예전과 많이 다르다. 하지만 갖가지 신기한 내용을 다루는 책이 나를 기다리는 곳에 가서 새로 나온 책의 따끈하고 빳빳한 느낌을 즐기며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보는 일은 어린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경험이다. 정보는 다른 곳에서도 얻을 수 있으나 어린이가 누리는 입체적인 경험의 측면에서는 종이책을 구하고 읽고 간직하는 일만큼 생생하고 강렬하지 않다. 그런 즐거움을 지켜가는 다정한 동네 책방들이 지역마다 곳곳에 있다.
이 그림책은 동네의 작은 책방에서 시작된 환상적인 모험을 다룬다. 앞치마를 두른 고양이가 주인공인 이 책방의 책꽂이에는 우리가 잘 아는 옛이야기들이 꽂혀 있다. 날이 맑은 이른 저녁 책방 문을 닫고 산책을 나서던 책방 고양이는 창문 닫는 걸 깜박한다. 창문 틈으로 회오리바람이 들어오고 책 속의 주인공들은 손을 맞잡은 채 책에서 끌려 나와 하늘로 날아오른다. 이어지는 대소동은 결국 책방 고양이의 노력으로 마무리된다. 그동안 분리된 세계에 있던 여러 주인공은 책 밖에서 만나 서로 돕고 어려움을 해결한다.
인물이 추가되면서 이야기의 긴장이 높아진다는 점에서는 우크라이나 민화 ‘장갑’ 같은 적층식 구조다. 피노키오와 신데렐라와 라푼젤이 만나는 장면은 로베르토 인노첸티의 ‘마지막 휴양지’와 닮았다. 시공간을 넘나드는 이 모든 관계를 부드럽고 역동적인 선의 흐름으로 담아낸 이시카와 에리코의 그림이 인상적이다. 어쩌면 고양이가 진짜 주인일지도 모르는 우리 곁의 책방들이 떠오른다. 6월 4일까지 열리는 전주국제그림책도서전에서 이 책의 사랑스러운 원화를 만날 수 있다. 48쪽, 1만6000원.
김지은 서울예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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