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석유’ 싹쓸이할 판…위험한 나라만 골라 투자하는 중국

WSJ “2년새 20개 광산 지분 확보”
개도국에 많아 정세불안 리스크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사진 = 연합뉴스]

중국이 서방의 견제에 맞서 개발도상국의 리튬 광산 확보에 적극 나서면서 2025년 전세계 리튬 생산량의 3분의 1을 장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리튬 광산을 보유한 개발도상국들의 정세 불안과 자원민족주의 강화 추세를 감안하면 중국의 자원 확보 전략이 큰 불확실성에 노출돼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에너지 정보업체 라이스태드와 벤치마크의 자료를 인용해 중국이 최근 2년 새 남미와 아프리카 지역에서 총 20개 리튬 광산 지분 확보에 45억 달러(약 6조 원)을 지출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자원개발 관련 업계는 중국의 개발도상국 리튬 광산 개발 전략이 순항한다면 2025년 전세계 리튬 공급량의 3분의 1을 중국이 확보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중국이 광산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배경엔 서방의 견제가 있다. 대표적인 자원 부국으로 꼽히는 호주와 캐나다는 지난해 안보상의 이유로 자국 광산에 대한 중국 기업의 신규 투자를 제한했다. 리튬은 미래 먹거리인 전기차 산업의 핵심요소인 이차전지 제조에 필요한 핵심 광물이다. 중국으로서는 자국 전기차 산업의 부흥을 위한 안정적 리튬 확보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라이스태드 에너지의 수잔 저우는 중국의 신흥국 광산 투자 확대에 대해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중국의 광산 개발 전략이 순항할지는 미지수다. 중국 기업이 투자한 개발도상국 가운데는 정세가 불안하거나 천연자원의 통제를 강화하는 국가가 상당수이기 때문이다. 가령 말리와 나이지리아는 테러 발생 위험이 큰 국가다. 멕시코는 올해 2월 리튬 광산을 국유화하는 법령을 통과시켰고, 칠레는 민간기업이 국영 기업과 합작해야만 리튬 채굴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중국 기업이 투자한 국가의 정치적 상황과 정책에 따라 광산 개발 계획이 제한을 받거나 뒤집힐 수 있다는 뜻이다. WSJ는 “중국은 정세 불안, 자원민족주의 역사를 가진 국가들의 광산 지분에 수십억 달러를 지출하고 있다”며 “광산 개발 프로젝트는 종종 지역의 저항과 규제를 받는 것은 물론 취소되는 경우도 있다. 중국의 전략은 위험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