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 몰린 한국게임학회…"국회 CCTV 공개해야" 실현 불가 이유는 [IT돋보기]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코인 로비 의혹'을 제기한 한국게임학회가 코너에 몰리는 양상이다. 로비 의혹 당사자로 지목된 위메이드는 물론 위메이드가 방문했다는 의원실 모두 로비 연관성을 부인하면서다. 한국게임학회는 '국회 CCTV를 확인해야 한다'고 재차 대응했으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해법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국회사무처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위메이드(대표 장현국)는 2020년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3년간 총 14회 의원실을 찾았다. 허은아 의원실(국민의힘) 3회, 윤창현 의원실(국민의힘) 3회, 양정숙 의원실(무소속) 2회, 정희용 의원실(국민의힘)과 오기형·김성주·김종민·김한규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은 각각 1회였으며 정무위원회 또한 1회였다. 로비 의혹이 제기됐던 김남국 의원실은 정작 찾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국회사무처는 위메이드의 의원실 방문 경위는 확인할 수 없으며 의원실 누구를 만났는지, 의원실 명의만 빌린 건지 여부 등은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국회 CCTV 공개 주장한 게임학회…불가능한 이유는
앞서 김남국 의원의 코인 보유·매매 의혹이 제기되자 위메이드와 정치권의 '이익공동체'를 주장해 온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25일 SNS를 통해 "이제 문제는 관련 협단체 의원실 방문 기록 확인, 그리고 다른 의원실 동시 방문 여부이며 방문 때 누가 동시 방문했는지도 밝혀져야 한다"며 "국회 CCTV 동시간대를 체크하면 전부 확인 가능할 것"이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다만 위 학회장의 해법은 현실적으로 불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CCTV의 보존 기한 탓이다. 국회 내 경호 및 방호를 담당하는 의회방호담당관실 측은 "국회 CCTV의 보존 기한은 30일로 해당 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남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국회사무처가 공개한 방문 기록에 따르면 위메이드가 국회를 가장 마지막에 방문한 날짜는 4월 7일이다. 30일이 훌쩍 지난 만큼 해당 CCTV 기록은 삭제됐을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 관계자는 "국회 내 CCTV는 열람 조건이 무척 까다롭고 보존 기한도 짧다"며 "한국게임학회의 주장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요구"라고 설명했다.
◆로비 연관성 부인한 정치권
공개된 국회 방문 기록을 통해 실명이 거론된 의원들이 일제히 로비 연관성을 부인한 점도 한국게임학회를 코너에 밀어 넣은 대목이다. 로비가 아닌 위믹스 상장폐지 관련한 설명을 들었다는 게 이들 의원실의 입장이다.
국민의힘 코인 게이트 진상조사단 간사를 맡고 있는 윤창현 의원실은 "위메이드는 의원실 출입 시 모두 보좌관을 만나고 갔다. 저는 만난 사실이 없다"며 "보좌관에게 확인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일, 올해 4월 7일 두 차례는 통상적인 수준의 인사차 방문이 있었고 지난해 12월 12일은 위믹스 상장 폐지에 대한 입장을 구두 전달 받았다고 한다. 참고로 저와 담당 보좌관 모두 가상자산 투자 사실은 물론 거래소 회원가입 사실조차 없다"고 해명했다.
허은아 의원실도 "저는 위메이드를 만난 적 없다. 단 한 번도 코인 거래를 한 적도 없다"며 "2020년 당시 근무했던 보좌관과 비서관에게 확인했다. 당시 보좌진들도 만난 기억이 없다고 한다. 출입은 보좌진이 해준 것으로 확인되며 구체적인 사실관계는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김한규 의원실 역시 "위믹스가 상장 폐지된 이후에 위믹스를 발행한 위메이드 측에서 경위를 설명하겠다고 저희 사무실을 방문해 저희 보좌진을 만났다. 저는 만나지 않았다"면서 "당시에는 위믹스가 이미 상장 폐지된 이후였고 위메이드 측에서 설명 외에 다른 제안이나 경제적 이익 제공은 없었다. 또한 저를 포함해 어느 보좌진도 위믹스에 투자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모킹건 공개 못 하는 학회…홈페이지서 임원진 숨기기도
한국게임학회가 의혹만 거듭 제기할 뿐 결정적인 '스모킹 건'을 내놓지 못하는 점도 피로를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위메이드는 "국회의원에게 위믹스를 불법적으로 지원하거나 투자 관련 내부 정보를 제공했다는 취지의 보도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한국게임학회는 이러한 입장을 뒤집을 증언이나 증거는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게임산업협회 역시 "위정현 교수는 한국게임학회장의 지위를 이용해 '그런 소문을 들었다',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렇게 느껴왔다'는 말로 연일 실체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게임산업 전반에 대해 모욕적인 언사를 일삼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국게임학회는 25일 일시적으로 홈페이지를 내렸는데, 임원진을 숨기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복구된 한국게임학회 홈페이지의 임원진 메뉴가 없어졌다는 게시물이 위믹스 이용자 커뮤니티인 '위홀더'에 올라오면서다.
앞서 한국게임학회는 김정태 동양대 교수가 학회 구성원의 동의를 얻지 않고 성명을 냈다고 지적하자 "본 학회는 성명서 내용 구성과 작성, 발표에 앞서 40명의 학회 임원진을 중심으로 성명의 필요성, 내용 등을 충분한 사전 토론 과정을 거쳐 의견을 종합한 뒤 발표하고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자 김 교수는 "대체 40명이라는 임원진들은 얼마나 열심히 활동하시는지 궁금하다"며 재차 꼬집었다.
한편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지난 24일 "P2E 업체의 국회 로비, 위믹스 이익공동체 존재 가능성을 제기한 뒤로 학회에 대한 비방과 인신공격이 시작됐다"며 "폭증한 무차별적 인신공격은 마침내 저와 제 가족을 살해하겠다는 협박 메일들이 오는 참담한 상황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문영수 기자(mj@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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