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엔비디아 24% 폭등 속 혼조…나스닥 1.7%↑마감
(뉴욕=연합뉴스) 윤영숙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는 신용평가사 피치의 미국 국가 신용 등급 강등 경고 속에도 엔비디아의 주가가 24%가량 폭등하면서 혼조세로 장을 마쳤다.
25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5.27포인트(0.11%) 하락한 32,764.65로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6.04포인트(0.88%) 오른 4,151.28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13.93포인트(1.71%) 뛴 12,698.09로 장을 마쳤다.
투자자들은 부채한도 협상을 둘러싼 정치권의 상황과 그에 따른 신용평가사의 등급 강등 경고, 엔비디아의 주가 급등 소식을 주시했다.
이날 엔비디아의 주가 폭등은 기술주에 대한 투자 심리를 완화했다.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에 나스닥지수는 한때 2%를 웃돌았다.
엔비디아는 전날 장 마감 후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놨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수혜주로 꼽히며 올해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온 종목이다. 회사는 회계 2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시장이 예상한 것보다 50% 높게 제시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24% 상승 마감했다.
엔비디아 주가 급등에 다른 반도체 기업인 AMD 주가도 11% 이상 올랐다. 반도체 관련주를 모아 놓은 반에크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는 8% 이상 상승했다.
부채한도 협상은 여전히 결론을 내지 못한 상태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전날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 관찰 대상'에 편입했다. 부정적 관찰 대상은 신용 등급 강등 위험이 커졌다는 의미로 미국의 신용 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피치는 미국 정치권의 당파적 행보로 부채한도를 상향하거나 유예하는 해법이 방해받고 있다며 미국이 채무의 일부를 지급하지 못할 위험이 커졌다고 경고했다.
이어 미국 재무부의 현금이 고갈되는 'X-데이트' 이전에 해법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마감 시한 이전에 부채한도가 증액되거나 유예되지 못할 위험도 커졌다고 지적했다.
부채한도 협상단은 X-데이트가 1주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협상을 이어갔다.
그러나 아직 협상 타결 소식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금까지 협상이 생산적이라며 디폴트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측 협상팀인 가렛 그레이브스 하원의원은 협상을 이어갔지만 이날 부채한도 협상을 타결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협상에서 "약간의 진전"이 있었다면서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고 협상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대체로 예상치를 웃돌았다.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연율 1.3% 증가한 것으로 수정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1.1% 증가와 앞서 발표된 속보치인 1.1% 증가를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수치는 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인 2.6%보다는 낮아졌다.
지난 20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전주보다 4천명 증가한 22만9천명으로 집계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24만5천명보다 적었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미국의 지난 4월 전미활동지수(NAI)는 석 달 만에 확장세를 나타냈다.
해당 지수는 0.07을 기록해 3개월 만에 플러스(+)로 반등했다. 이는 미국의 경기가 장기 평균 성장세를 웃돈다는 의미다. 전월에는 -0.37을 기록한 바 있다.
S&P500지수 내 에너지 유틸리티, 헬스 관련주가 1% 이상 하락하고, 기술, 통신, 산업, 부동산 관련주는 상승했다. 기술 관련주는 4% 이상 올랐다.
인공지능(AI) 수혜주들은 엔비디아의 주가 급등에 덩달아 상승했다. 반도체 관련주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의 주가가 7% 이상 올랐고, 반도체 소프트웨어 업체 시놉시스의 주가는 9% 이상 상승했다.
가전 유통업체 베스트 바이는 예상치를 웃돈 순이익 발표에 3% 이상 올랐다.
저가 제품 판매업체 달러트리는 예상치를 밑돈 순이익과 연간 전망치 하향 소식에 12%가량 하락했다.
의류 유통업체 아메리칸 이글의 주가는 2분기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해 12%가량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의 주가 급등이 기술주에 대한 낙관론을 주입했다면서도, 부채한도 협상이 당분간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코타 웰스 매니지먼트의 로버트 파빅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마켓워치에 "오늘은 엔비디아의 실적 보고서로 나스닥이 2%까지 오른 것이 전부였다"라며 "이는 반도체 부문을 들어 올리고, 나스닥 거래를 부채질했다"라며 "낙관론이 다른 주요 기술 관련 기업들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사람들이 정부가 이자 지급을 놓칠 가능성에 대해 긴장하고 약간 우려하고 있다"라면서도 협상이 6월 1일을 넘어갈 것으로 보고, 시장을 뒤흔들겠지만, 정치권이 결국 해법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6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50.7%를,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49.3%에 달했다.
이는 경제 지표가 예상치를 웃돌고 일부 연준 당국자들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긴축 위험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89포인트(4.44%) 하락한 19.14를 나타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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