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위성 배달’ 기술력 입증…2년 뒤, 중형위성 싣고 우주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지난해 2차 발사에 이어 25일 3차 발사까지 잇따라 성공하며, 한국 우주산업의 발사체 제작과 발사 운용 능력에 대한 대내외 신뢰도가 크게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이 발사체 상용 발사 서비스 시장 진출에 한 걸음 다가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 6월 성공한 누리호 2차 발사가 우주로 사람이나 위성 등을 실어나를 ‘발사체’를 개발하기 위한 ‘시험 발사’였다면, 3차 발사는 개발된 발사체를 실제 임무에 투입하는 ‘실전 발사’였다. 2차 발사를 통해 누리호는 무게 1.5t의 위성을 지구 고도 700㎞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는 능력을 증명했다.
이번 3차 발사는 한국형 발사체 ‘개발 사업’에 이어진 ‘고도화 사업’에 따른 첫번째 발사이기도 하다.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은 국내에서 요구되는 위성 발사 수요에 대응해 발사를 거듭하며, 누리호에 대한 신뢰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궁극적으로 발사체 상용 발사 시장 진출까지 겨냥한 것이다.
발사체 시장의 ‘주 고객’은 지구 궤도에 올라가려는 인공위성이다. 이번 3차 발사에서 누리호는 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소가 개발한 차세대 소형위성 2호와 군집 위성인 도요샛 큐브위성 4기, 우주부품 전문 개발기업인 루미르·져스텍·카이로스페이스 등 국내 민간업체들이 제작한 큐브위성 3기 등 모두 8기의 실용위성을 고객으로 유치했다.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차세대 소형위성 2호를 위해 발사 고도와 발사 시간도 2차 발사 때와 달리했다. 이른바 ‘여명·황혼궤도’(550㎞)에 위성을 넣어 태양전지 가동 시간을 늘리려 했기 때문이다. 이날 발사 성공 직후 브리핑에서 한재흥 인공위성연구소장은 “그동안 해외 발사체에 의존했는데, 드디어 한국형 발사체를 통해 우리가 만든 10번째 위성을 올려보낼 수 있었다”며 “우리나라 우리 땅에서 쏠 수 있어서 모든 과정이 편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발사 성공은 민간이 우주산업을 주도하는, 이른바 ‘뉴 스페이스’ 시대로 가는 첫발을 뗐다는 의미도 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누리호 엔진 개발에 참여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의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금까지 누리호 개발 과정에서 ‘엔진 총조립’ 부분을 맡아 발사체 개발에 참여했으나, 앞으로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으로부터 발사체 설계 기술과 발사 운용 관련 기술까지 이전받아 후속 발사체의 제작과 발사까지 주도할 예정이다. 전세계 우주산업이 민간 주도로 전환되고 있는 만큼, 한국 발사체 산업 생태계의 기술 수준을 향상시켜 한국 우주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취지다.
실전 발사에 성공한 누리호는 2027년까지 세차례 더 우주로 날아오를 예정이다. 2025년에는 차세대 중형위성 3호를 탑재하고 발사될 계획이다. 2026년과 2027년에도 각 한차례씩 발사 계획이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렇게 발사될 누리호 제작을 총괄하며 제작 비용 절감과 효율화, 향후 상용 발사 서비스 시장 진출 가능성 모색에 나서게 된다.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앞으로 한화가 누리호 기체를 준비하고, 항우연은 발사 운영을 같이 한다”며 “‘원팀’으로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누리호에 이어 달착륙선을 비롯한 대형위성 발사에 활용하기 위한 차세대 발사체도 개발 중이다. 누리호는 75t급 엔진 5기와 7t급 엔진 1기를 장착한 3단형 발사체지만, 차세대 발사체는 100t급 엔진 5기와 10t급 엔진 2기를 탑재한 2단형 구조다. 지난해 11월 개발 착수를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는데, 계획대로라면 2030년 달 궤도에 투입할 성능검증위성을 탑재한 첫 시험 발사를 지켜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고흥(나로우주센터)/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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