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도 없는데...2차전지 테마주 '옥석가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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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차전지 테마가 증시를 달구면서 '묻지마 투자' 피해 사례가 우려된다.
2차전지 관련 단순 계약이나 확정되지 않은 투자 소식만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주방 가전제품 제조사 자이글은 미국 버지니아주에 2차전지 합작법인 설립 관련 소식이 전해지면서 4100원대였던 주가가 3만8900원까지 오르며 4월초 한 달새 467% 급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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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주방 가전제품 제조사 자이글은 미국 버지니아주에 2차전지 합작법인 설립 관련 소식이 전해지면서 4100원대였던 주가가 3만8900원까지 오르며 4월초 한 달새 467% 급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이글의 미국 법인설립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소식일 뿐, 뚜렷한 실체가 없는 상황이다.
자이글은 지난 3월 이뤄진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사업목적에 2차전지 셀 및 소재 관련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고 공시했다. 주로 가정용 그릴을 만드는 회사였으나 신사업과 함께 새로운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대규모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 비용이 들어가는 2차전지 산업 특성상 자이글의 투자 여력은 충분치 못한 실정이다. 막대한 자금력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자이글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35억4600만원에 불과하다. 여기에 지난 2018년부터 2020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운영을 하고 있다.
자이글 관계자는 "현재 미국 합작법인(JV) 관련 진행 상황이 확정되면 공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건축자재·통신기기 제조사인 중앙디앤엠도 올해 주총에서 2차전지 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한 뒤 약 한 달간 주가가 343% 상승했다. 지난 3월 1300원대였던 주가는 4월 5950원까지 폭등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회계감사 결과 지속 가능한 경영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외부감사인의 '계속 기업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이 제시된데다, 내부회계 검토의견 역시 부적정을 받은 상태다. 지난해 10월엔 한국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 법인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매출액은 2020년 108억원, 2021년 130억원, 2022년 291억원으로 매년 늘었으나 80억원(2020년), 46억원(2021년), 54억원(2022년)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운영을 하고 있다.
다만, 이달 들어 유상증자 150억원, 전환사채 100억원 등 총 25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고 전해액 회사인 엔켐과 함께 '이디엘'에 50억원을 출자하며 리튬염 합작사업에 진출한 상태다.
디스플레이 장비 제조사 엘아이에스 역시 2021년 6월 자회사 인수로 2차전지 사업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약 두 달간 주가가 67% 상승했다.
이 회사는 최근 2년간 영업손실 800억원에 부채비율은 1만%를 넘어선 끝에 자본잠식에 빠지며 기업 회생 절차에 돌입한 상황이다.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한 삼도회계법인의 감사의견도 "감사범위 제한 및 계속기업 존속 능력 불확실성으로 인한 의견거절"이라고 명시돼 있다.
엘아이에스는 지난해 6월부터 코스닥 시장에서 거래 정지됐다. 재무구조가 악화된 상황에서 2차 전지 투자 분위기에 편승하며 배터리팩 제조업체 티엔디 지분 44%를 취득하는 등 관계사에 무리한 투자도 단행한 여파가 컸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무늬만 테마주에 엮인 종목들에 대해 투자에 각별한 주의를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대다수 업체들이 사업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목적을 추가하며 주가 부양에 이용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업목적 추가는 어떤 사업을 하겠다는 의미 정도에 불과하다"며 "자금 조달을 앞두고 테마성 사업에 진출하는 경우도 많은데, 주가 부양을 위해 인기 테마에 올라타려는 무늬만 신성장 기업인 경우도 많아 주의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w038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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