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 영국 32세 한국 40세

손진석 위클리비즈 편집장 2023. 5. 26.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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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Midjourney

영국에 ‘캥거루족’이 늘었다는 기사를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냈습니다. 부모와 함께 사는 영국 성인은 490만명에 달합니다. 10년 전보다 70만명 늘었습니다. 이유 중 가장 큰 줄기는 생각하시는 게 맞습니다. 청춘들이 집값을 감당 못 한다는 거죠.

한국과 비슷한 것 같지만 차이점이 있습니다. 바로 나이입니다. 영국 최대 주택담보대출 회사인 핼리팩스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첫 집을 마련하는 영국인 평균 연령은 32세입니다. 2011년에는 29세였는데 집값이 뛰어 내 집 마련이 늦어졌습니다. 우리는 어떨까요. 국토교통부의 2020년 주거실태조사에서 39.9세였습니다. 영국보다 8년이나 늦다는 거죠.

프랑스에서는 연금 개혁에 반대한다는 소식이 많이 들렸습니다. 한국인에게는 핵심 쟁점이 와닿지 않습니다. 그것도 나이입니다. 프랑스에서 직장인이 되는 평균연령은 불과 22.7세입니다. 마크롱 행정부 개혁안은 연금 수령을 개시하는 나이를 62세에서 64세로 늘린다는 건데요. 그러면 상당수 근로자가 40년 넘게 일해야 하니까 싫다고들 합니다. 20대 중후반에야 커리어를 시작해 30년 조금 넘는 정도만 직장에 머무는 한국인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연금개혁 반대 시위를 벌이는 프랑스 젊은이들./AFP 연합뉴스

취직하고 가정을 꾸리고 집을 사는 생애 주기별 단계가 우리나라는 유독 늦습니다. 고교 졸업자가 원하기만 하면 전원 대학에 진학하는 데다, 징병제 국가니까 그렇겠지요. 경제 주체로는 나이에 비해 ‘어린 사람’을 양산합니다.

그렇다 보니 나이가 제법 들어서도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죠. 부모 능력에 따라 출발선이 다른 현상도 두드러질 수밖에요. 시작이 늦으니까 서둘러 자산을 일구려고 속도전을 벌이는 통에 갈등과 스트레스가 큽니다.

사회생활을 조금 일찍 시작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여겨집니다. 특히 대학에 가지 않고 바로 직장인이 되더라도 행복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게 출산율을 높이는 데도 도움 될 거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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