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우 97점 복원해보니… 죽은 이 보내는 ‘헤어짐의 축제’

이소연 기자 2023. 5. 26.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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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을 꿇은 채 절을 하고, 두 팔을 벌려 춤을 추는 사람 모양의 토우(土偶·흙으로 만든 사람이나 동물의 상)들. 1926년 경북 경주시 황남동 유적에서 조각난 채 출토된 토우 수십 점이 본래 제자리를 찾은 채 모습을 드러냈다.

별개의 장식인 줄 알았던 토우들이 지름 약 10cm 크기 토기 뚜껑 위에 접합돼 옹기종기 모이자, 새로운 장면이 펼쳐졌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5세기 황남동 유적에서 출토된 토우 장식 토기 97점이 복원을 마친 뒤 처음 공개되는 2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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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황남동 유적 출토품 등 332점 전시
경북 경주시 황남동에서 출토된 지름 10cm 크기의 토기 위에 비스듬히 앉아 팔을 벌린 사람과 무릎을 꿇고 절하는 사람의 형상을 빚은 토우가 장식돼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무릎을 꿇은 채 절을 하고, 두 팔을 벌려 춤을 추는 사람 모양의 토우(土偶·흙으로 만든 사람이나 동물의 상)들…. 1926년 경북 경주시 황남동 유적에서 조각난 채 출토된 토우 수십 점이 본래 제자리를 찾은 채 모습을 드러냈다. 별개의 장식인 줄 알았던 토우들이 지름 약 10cm 크기 토기 뚜껑 위에 접합돼 옹기종기 모이자, 새로운 장면이 펼쳐졌다. 둥근 원을 그리며 한자리에 모인 이들이 망자를 떠나보내는 ‘헤어짐의 축제’가 작은 토기 위에 펼쳐진 것이다.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26일 개막하는 고대 상형 토기·토우 장식 토기 특별전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에서는 국보 ‘경주 미추왕릉지구 토우장식 긴 목 항아리’ 등 4∼6세기 가야와 신라고분에서 나온 상형 토기와 토우 장식 토기 332점을 선보인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5세기 황남동 유적에서 출토된 토우 장식 토기 97점이 복원을 마친 뒤 처음 공개되는 2부다. 이상미 학예연구사는 “약 20년 동안 단면을 일일이 접합한 결과 이 토우들이 하나의 거대한 장송의례를 상징한다는 추론이 나왔다”며 “구성원을 잃은 상실감을 노래와 춤으로 극복하고 삶을 회복하려는 의식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꾸민 진열장 표면에서는 장송의례를 펼치는 사람과 동물의 행렬을 형상화한 영상이 흘러나온다.

전시의 마지막은 약 1cm 크기의 ‘죽음의 순간을 지키는 사람 토우’ 1점이 장식한다. 이 토우는 죽은 이를 감싸 안은 사람을 형상화했다. 이 학예연구사는 “망자의 마지막 순간까지 그 곁을 지킨 누군가가 있었다는 애도의 의미가 담긴 유물”이라고 했다. 10월 9일까지. 3000∼5000원.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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