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양주 섬유기업 위기, 결국은 재정 지원/市, 예산·형평 어렵지만 그래도 해주자

경기일보 2023. 5. 2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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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 검준산단의 섬유기업들이 휘청인다. 섬유산업은 양주의 주력 경제다. 2003년에 문을 열었다. 산단 조성 비용만 581억원이 들었다. 14만5천여㎡ 크기에 섬유기업 전용이다. 날염 17곳, 염색 34곳, 도금 12곳, 기타 4곳 등 67곳이 입주해 있다. 지금까지 한국을 대표해온 섬유 산단이다. 이곳이 지금 위험하다. 5월 현재 16곳이 폐업 또는 휴업했다. 코로나19 위기에 이어 우크라이나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직격탄이다. 공장을 가동할수록 손해나는 상태다.

경기일보 기자가 현장 소리를 들었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얘기됐다. 역시 핵심은 경제적인 고통이다. 원가 부담이 생산성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다. 구체적으로 들어가 세 가지 정도로 요약해보자. 하나는 공업용수 공급 가격이다. ‘너무 비싸다’는 얘기를 한다. 실제로 그런 측면이 있다. 검준산단에 공급되는 공업용수 가격은 ℓ당 1천27원이다. 인근 포천과 연천의 400~500원대와 큰 차이를 보인다. 섬유기업은 특성상 공정에서 공업용수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다.

두 번째는 폐수처리장 비용이다. 이 역시 섬유 관련 공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산단에 대형 폐수처리장이 가동되고 있다. 처리 용량은 하루 2만3천500㎥다. 그런데 실제 처리되는 폐수는 6천259㎥다. 과한 가동으로 인한 기본운영비 부담이 크다. 세 번째는 근본적인 문제다. 산단의 성격상 진입하는 기업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 부분은 폐업을 전제로 할 때 고민이다. 떠나려고 해도 들어오는 섬유기업이 없어 매각 임대 등을 할 수 없다는 고민이다.

공단 유치 업종 변경을 언급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양주시의 대표 산업 자체에 대한 토론도 필요하다. 또 산단 업종 변경은 시가 아니라 도에서 처리할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는 공업용수 가격 인하와 폐수처리장 운영비 지원 문제만 우선 살피려 한다. 시의 어려운 입장은 있다. 공업용수가 비싼 것은 수년간 현실화해 왔기 때문이다. 정상적이고 건전한 행정이다. 뭐라 할 수 없다. 운영비 지원도 깊이 고민해야 한다. 예산 투입과 산출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

이런 경우 흔히 쓰는 표현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원 방안을 검토해 주면 좋겠다. 모두가 아니면 일부라도 도와줬으면 좋겠다. 양주시가 섬유산업 특성화의 목표를 버린 것은 아니잖나. 코로나 팬데믹, 우크라이나전쟁 후유증이 해결 안 될 항구적 조건은 아니잖은가. 현재 위기를 벗어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이 소망스러울 것 같다. 통상의 행정 기준에 안 맞을 수 있다. 정책적 결단이 필요할 수 있다. 그래서 강수현 양주시장의 결단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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