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PSI 20돌’… 亞 최초 제주서 고위급회의

2023. 5. 26. 00:1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002년 12월 국기 없이 항해 중이던 정체불명의 선박이 아라비아해 공해상에서 미국 측 정보에 따라 스페인 군함에 의해 나포됐다.

고위급회의는 5년마다 개최되며 PSI 참여국의 고위급 대표단이 모여 그간의 활동을 점검하고 협력 심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02년 12월 국기 없이 항해 중이던 정체불명의 선박이 아라비아해 공해상에서 미국 측 정보에 따라 스페인 군함에 의해 나포됐다. 북한인이 탑승한 이 ‘서산호’ 안에는 예멘으로 향하는 15기의 북한제 스커드미사일이 선적돼 있었다. 북한에 의한 불법 미사일 확산을 차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당시 국제협력의 틀이 미비해 미국과 스페인은 선박을 억류하지 못했고 미사일을 제3국에 이전하지 않겠다는 예멘의 약속을 받아내는 데 그쳤다.

이 사건을 계기로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에서 기존의 국제 비확산체제나 수출통제체제만으로 한계가 있고 공백을 보완하는 국제협력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 생겨났다. 그로 인해 탄생한 것이 2003년 미국 주도로 출범한 확산방지구상(PSI·Proliferation Security Initiative)이다. 참여국들은 자발적으로 각각의 국내법 및 국제법에 의거해 단독으로 또는 상호 협조하에 대량살상무기 이전을 차단하기 위해 힘쓰기로 약속했다.
이도훈 외교부 2차관
PSI는 11개 참여국이 모여 출범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106개국이 참여하는 협력체로 발전했고, 국제평화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는 생화학핵무기와 같은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국제협력의 핵심 틀로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도 2009년 PSI에 참여했고, 2010년 이래 PSI의 핵심국가 간 협의체인 운영전문가그룹 일원으로서 적극 활동하고 있다.

PSI의 출범 20주년을 기념하는 고위급회의와 아태순환훈련이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제주에서 개최된다. 고위급회의는 5년마다 개최되며 PSI 참여국의 고위급 대표단이 모여 그간의 활동을 점검하고 협력 심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이다. 이번 제주 회의에는 70여개국 대표단과 국내 관계부처, 언론 등에서 200명 이상 참석한다.

우리나라가 아시아 지역 최초로 PSI 출범 20주년을 기념하는 고위급회의와 함께 학술회의, 도상훈련, 항만훈련, 실기동훈련 등으로 구성되는 아태지역 PSI 핵심참여 6개국 아태순환훈련까지 주최하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다. 이번 회의 개최는 우리나라가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위한 국제협력에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는 글로벌 중추국가임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 핵미사일 문제는 우리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심각한 안보 위협인 만큼 이번 회의에서 확산방지구상이 북한의 불법 확산 활동 저지를 위해 매우 유용한 국제협력임을 부각하고 참여국들의 북핵문제에 대한 단호한 대처 의지를 재확인할 것이다. 아울러 이번 고위급회의에서 우리나라와 미·호주가 공동의장을 맡고 다국간 해양차단훈련에는 우리나라와 미·일·호주 등의 전력과 인원이 참가하는 등 인도태평양지역 내 주요국 간 긴밀한 공조도 강화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다.

북한 서산호 사건을 계기로 출범한 PSI가 그 역사적인 20주년을 제주도에서 맞이한다. 현재 국제사회는 대량살상무기 확산행위자들의 암호화폐 악용 등 새로운 확산 위협에 직면해 있다. 정부는 PSI가 새로운 도전에 대해서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PSI 20주년을 맞아 참여국 간 협력을 한층 강화하고 계속해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이도훈 외교부 2차관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