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11회 삼성의 뼈아픈 실책, 놓치지 않은 두산의 최고참

심진용 기자 2023. 5. 25.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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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재호.



연장 10회초 삼성 호세 피렐라가 희생플라이를 때릴 때만 해도 경기는 이것으로 끝나는 듯 했다. 두산은 이미 3연투를 감행하며 박치국과 정철원을 쏟아부었고, 마운드 위에는 앞선 이닝부터 던지고 있던 마무리 홍건희가 서 있었다. 그러나 경기는 이때부터 시작이었다.

두산이 25일 잠실 삼성전에서 연장 11회 승부 끝에 4-3으로 이겼다. 피렐라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2-3으로 뒤진 채 10회말에 들어섰다. 대타 양의지가 첫 타자로 나왔다. 전날 1회 홈 슬라이딩 중 정강이 부상을 입었고, 이날 경기 전에도 발목에 붕대를 감고 절뚝이던 그였다.

그러나 양의지는 양의지였다. 오승환의 2구째 빠른공을 후려쳤다. 양의지는 부상은 전혀 신경도 쓰지 않는 듯 지체없이 2루까지 내달렸다. 삼성이 비디오판독을 요청할 만큼 접전이었지만, 양의지의 투지가 워낙 강했다. 간발의 차이로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1사 3루에서 정수빈의 재치 있는 스퀴즈 번트로 두산은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11회초 다시 삼성이 기세를 잡았다. 선두타자 오재일이 볼넷을 골라 나갔고, 이병헌의 견제 폭투와 김태군의 번트로 1사 3루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박정수가 위기를 잘 막았다. 김영웅을 삼진으로 잡았고, 김현준까지 좌익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했다.

운명의 11회말, 삼성은 김재호에게 끝내기를 맞기 전 이닝을 끝낼 찬스가 있었다. 2사 1·2루에서 홍정우가 장승현에게 평범한 내야 파울플라이를 유도했다. 그러나 1루수 이태훈이 다 쫓아간 공을 떨구고 말았다. 그렇게 만들어진 2사 만루, 베테랑 김재호는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홍정우의 4구째를 받아쳤고 그대로 경기를 끝냈다.

김재호는 경기 후 “삼성이 파울 플라이를 놓칠 때 내게 찬스가 오겠다는 생각을 했다. 무조건 오길 바랐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1군에 돌아온 김재호는 베테랑은 여전히 살아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11회 위기를 잘 막은 박정수는 시즌 첫 승을 거뒀다. 박정수는 “무조건 막겠다는 각오로 마운드에 올랐다”면서 “11회말 공격때 벤치 분위기가 정말 간절했다. 나 역시 시즌 첫승이 아니라 팀의 승리를 응원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정수는 “중요한 상황에 나간 경험이 많지 않아 긴장됐던 것도 사실이지만, 계속 잘 던진다면 중요한 상황에 더 자주 등판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삼성 백정현은 8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고, 오재일도 전날 2타점 2루타에 이어 이날도 3안타를 때리며 분전했지만 연장 패배로 빛이 바랬다.

잠실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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