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자격도 달라졌다…서울대 출신 반토막, 나이도 4세나 높아져

송민근 기자(stargazer@mk.co.kr) 2023. 5. 25.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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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현대경영 CEO 조사 30년
30년 전보다 나이 4.4세 늘어
CEO까지 평균 22년 소요돼
SKY출신 비율은 절반 넘지만
서울대는 과거의 절반으로 ‘뚝’
[사진 = 연합뉴스]
‘SKY대학 졸업, 1961~1964년생, 한 회사에 27년을 다닌 직장인’

월급쟁이 직장인이 꿈꾸는 최고경영자(CEO)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 매출 기준 국내 100대 대기업의 CEO를 표준화하면 위에서 설명한 사람이 CEO의 표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과거보다 CEO 자리에 앉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진 가운데, 서울대 출신은 줄고 이공계 비율은 급등했다.

25일 월간현대경영은 국내 100대기업 CEO 프로필을 조사한 결과 평균 연령이 1년 전보다 한 살 늘어난 59.4세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경영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공급망 개편 등 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경기가 둔화되자 주요 기업이 대표이사 교체를 미룬 영향”이라고 말했다.

조사를 처음 시작한 1994년에는 평균 연령이 55세에 불과했지만 경제가 발전하고 정년이 길어짐에 따라 CEO 평균 연령은 높아져 왔다. 2017년엔 60.6세까지 올라기가도 했다.

CEO 평균 연령이 상승함에 따라 평균 재직 기간도 길어졌다. 1994년엔 CEO들의 해당 기업 평균 재직기간이 23.2년이었는데, 올해 조사에서는 27.2년으로 나타났다. 대표 승진까지 걸리는 평균 기간도 21.9년에 달했다.

과거에는 CEO의 절반 이상이 서울대 출신이었지만 이제는 4명 중 1명 수준까지 줄었다. 서울대 출신 CEO 비율은 1994년 53.9%에 달했지만 2004년 43.3%, 2014년 38%, 올해 26%로 감소 추세다.

재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덮어놓고 서울대 출신을 중용했지만 이제는 실력으로 평가받는 경향이 강하다”면서도 “여전히 ‘스카이’ 대학에 대한 선호는 남아있다”고 했다. 올해 CEO 중 서울대·고려대·연세대(SKY) 출신 비율은 54.3%로 나타났다. ‘스카이’ 외에는 부산대(7명), 성균관대·한양대(6명), 경북대·인하대(5명) 등이 뒤를 이었다.

예전에는 상경계나 사회계 전공자가 많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공계 출신이 늘어난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1994년 이공계 출신 CEO 비중은 28.3%에 불과했지만 올해 조사에서는 43.8%까지 늘었다. 반면 상경·사회계 출신 비율은 47.1%에 그쳐 조만간 이공계 출신이 이들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출신고는 경신고와 청주고가 각각 3명으로 가장 많았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졸업한 휘문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졸업한 신일고 등 15곳 학교는 2명씩의 CEO를 배출했다.

현재 CEO의 출생년도는 1962년생과 1964년생이 각 15명으로 가장 많았다. 1961년생과 1963년생도 14명씩이라 1961~1964년생 CEO가 절반을 넘는 58명에 달했다.

월간현대경영은 이 같은 CEO 평균에 가장 가까운 ‘표준CEO’로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53)과 최익훈 HDC현대산업개발 대표(54)를 선정했다. 박 사장은 청주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SK에 입사해 29년째 SK그룹에서 근무 중인 ‘SK맨’이다. 최 대표는 연세대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해 1993년 현대차에 입사해 1999년부터 현대산업개발에 몸담고 있다.

이번 조사는 월간현대경영이 매출액 기준 국내 100대 기업 CEO 146명 중 127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금융과 보험업, 공기업은 대상에서 제외했다. 외국인과 공동대표, 미공개 인사도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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