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움직이는 ‘원통형 배터리’…LG엔솔 ‘심장’서 순식간에 뚝딱
기술 개발 중심지 ‘마더 팩토리’
제품 완성까지 5분도 안 걸려
테슬라용 4680 라인 구축 예정
‘원통형 배터리’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 배터리다.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AA 건전지’를 생각하면 된다.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이 배터리의 크기를 약간 키우고 수천개를 엮으면, 전기자동차를 움직일 수 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그렇게 한다.
다른 전기차 회사들이 파우치형·각형 등 새로운 폼팩터(형상)를 시도할 때, 테슬라는 캔 모양의 이 배터리를 고집해왔다. 경제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초기에는 18650(18㎜ × 65㎜) 배터리를 썼고 2017년부터는 21700(21㎜ × 70㎜) 배터리를 모델3 등 주요 차종에 싣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에 21700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는 대표적인 협력사다. 25일 충북 청주 LG에너지솔루션 오창 에너지플랜트(오창공장)를 찾았다. LG에너지솔루션이 원통형 배터리 생산현장을 공개한 것은 전기차용 배터리 공정이 준공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오창 1공장의 소형전지 2동 건물은 1층과 2층으로 나뉘어 있다. 1층에서는 양·음극재를 원통 케이스 크기에 맞춰 재단하는 전극 공정이 이뤄진다. 그리고 2층에서는 1층에서 올라온 양·음극재와 분리막을 두루마리 휴지처럼 둥글게 마는 ‘와인딩’ 작업이 먼저 진행된다.
이렇게 생성된 물질은 잼과 빵을 돌돌 말아 만든 롤케이크를 닮아 ‘젤리 롤’이라고 불린다. 젤리 롤은 곧바로 케이스에 투입되며, 케이스 양쪽에 탭(집전체: 전자를 이동시키는 통로 역할을 하는 막)이 용접되면, 젤리 롤이 내부에서 흔들리지 않도록 케이스에 홈을 파는 ‘비딩’ 작업이 이뤄진다. 이온이 양·음극 사이를 오가도록 돕는 전해액이 주입되고 나면 뚜껑을 닫고 밀봉한다. 품질검사 및 워싱(세척) 과정까지 마치면 우리가 익히 아는 형상의 원통형 배터리 최종품이 완성된다.
1990년대부터 상용화된 원통형 배터리는 오랜 역사를 지닌 만큼 제작법도 간단하며 생산 비용도 저렴하다. 실제로 이날 견학한 조립 공정은 그야말로 순식간에 이뤄졌다. 체감상으로는 빈 캔이 배터리로 완성되기까지 채 5분도 걸리지 않은 듯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이나 독일 폭스바겐 등은 에너지 밀도를 더 높일 수 있는 파우치형·각형 배터리를 선호하고 있으며, 오창공장의 자동차전지 조립동에서는 이러한 파우치형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테슬라는 기존의 21700 배터리보다 크기를 키워 에너지 밀도·출력을 높인 4680 배터리(46㎜ × 80㎜)도 개발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이에 발맞춰 오창 2공장에 5800억원을 투자해 총 9GWh 규모의 원통형 배터리 신규 폼팩터(4680) 양산 설비를 구축하겠다고 지난해 밝혔다.
오창 에너지플랜트는 전 세계 LG에너지솔루션 제품 개발의 중심이 되는 ‘마더 팩토리’ 역할을 한다. 현재 연 18GWh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향후 33GWh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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