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위대 호위함, 욱일기 달고 부산 입항…한국군과 합동 훈련”

박은하 기자 2023. 5. 25.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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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언론 “31일 제주 앞바다서 미·호주군도 참여”…논란 일 듯

한국군이 주도하는 연합훈련에 참여하는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이 욱일기(일본명 자위함기)를 달고 부산항에 입항한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신문은 한·일 양국 정부의 여러 관계자들에게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윤석열 정권 시기 한·일관계 개선 흐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양국은 한층 더 방위 교류를 촉진하고자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보도에 따르면 자위대가 참여하는 다국군 합동훈련은 이달 31일 제주 앞바다에서 실시된다. 각국 해군이 연계해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막는 ‘해상저지’가 훈련 목적이다. 미군과 호주군도 참여한다.

국제규칙에 따르면 각국의 군 함정은 국적을 나타내는 ‘외부 표지’를 게시해야 한다. 1954년 제정된 자위대법 시행령은 일본 국기인 일장기(히노마루) 대신 옛 일본제국 육·해군 깃발과 유사한 욱일문양 깃발을 자위함기로 규정하고 게양을 의무화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10월 제주 국제관함식에 초청받은 자위대는 자국 내 법령에 따라 욱일기를 게양한 채 참석하려 했다. 한국 정부는 일본을 포함해 초청받은 15개국에 공문을 보내 함정에 태극기와 자국기만 달 것을 요청했다. 이는 사실상 일 자위대를 겨냥한 것으로, 욱일기를 ‘전범기’로 인식하는 한국인들의 감정을 고려해 공식 자위대기 대신 일본 국기를 달 것을 요청한 것이다. 자위대는 이에 반발해 관함식 참석을 취소했다.

요미우리신문은 “한국에서는 문재인 정권의 지지 기반이었던 좌파계를 중심으로 욱일기를 ‘일본의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여겨 ‘전범기’로 비판하는 목소리가 있다”며 국제관함식 사건과 더불어 같은 해 말 한국 해군 구축함의 자위대 초계기 레이더 조사까지 벌어지며 “한·일 방위협력이 급속히 식었다”고 전했다. 일본 언론은 현 한국의 야권 지지성향을 ‘좌파계’ 내지 ‘혁신계’라고 부른다.

요미우리신문은 또 “일본 정부는 ‘전범기’ 비판은 부당하다는 입장을 반복해 한국 측에 전해왔다”며 “한국도 (이명박 정권 시절이었던) 2008년 관함식 등에서는 자위함기의 게양을 인정한 바 있다”고 보도했다.

요미리신문은 이번에 자위대함이 자국 내 법적 상징물인 욱일기를 걸고 부산항에 입항할 수 있게 된 것에는 “대일관계 복원을 추구하는 윤석열 정부의 정치색”과 “대북공조 등을 위해 일본과 방위협력의 필요성이 커진 현실”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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