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3.5%로 금리 3연속 동결…이창용 “못 올릴 일 없다”

이윤주 기자 2023. 5. 25.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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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파 시그널…이 “금통위원 전원, 3.75% 가능성도 열어둬”
시장선 인상 사이클 종료 전망…“내년 2분기 금리 내릴 것”
이번에도 “올리지는 않지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석 달 만에 1.6%에서 1.4%로 0.2%포인트 낮췄다.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금통위는 25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금통위원 전원일치로 현 수준인 연 3.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결문에서 “물가 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지속하겠지만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2021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기준금리를 연 0.50%에서 3.50%로 총 3.00%포인트 올린 뒤 2·4·5월 세 차례 연속 동결을 이어가고 있다. 한·미 간 금리차도 1.75%포인트 수준을 유지했다.

한은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기조적 물가 흐름에 해당하는 근원물가의 하락 속도가 느리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 목표 수준인 2%에 수렴할지 여부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금통위 관계자는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기조를 상당 기간 이어나갈 것”이라며 “추가 인상 필요성은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성장의 하방위험과 금융 안정 측면의 리스크, 그간의 금리 인상 파급효과,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상당 기간 긴축기조 유지’는 앞으로 수개월간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고 동결 또는 인상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금통위 의장인 한은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전원이 기준금리 3.75%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이창용 총재는 밝혔다. 이는 시장의 과도한 금리 인하 기대가 통화정책의 긴축 효과를 반감시키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둔화를 감안해 시장에서는 연내 기준금리 인하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지만 이 총재는 명확히 선을 그었다. 그는 “(추가 인상을) 절대로 못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말아달라”면서 “적어도 금통위원들이 상황을 보자고 한 것은 올릴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일단 지금은 물가 오름세가 둔화하고 있는 만큼 그간 인상의 파급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금통위의 판단이다. 이 총재는 “지금 올라간 금리가 실제로 물가라든지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좀 지켜볼 필요가 있고, 현재 금리 수준이 우리가 원하는 목표 수준을 달성하는 데 충분한지를 좀 지켜봐야 되는 그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향후 미국의 통화정책방향이 국제 자본 흐름이나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조급한 금리 인하가 금융 불안정을 다시 촉발할 위험은 없는지도 검토한 뒤에야 금리 인하 여부를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그러나 ‘매파적 기조’가 강화됐다고 평가하면서도 사실상 금리 인상 사이클은 끝난 것으로 보고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이 총재가 반도체를 제외한 성장률을 언급하고 있고, 근원물가 전망치는 올려 잡았다”면서 “물가 상승세 둔화가 확인될 시점 등을 감안하면 금리 인하 시기는 내년 2분기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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