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 타다가 퍼스트 탄 기분"…누리호 3차 발사 성공, 뉴 스페이스 시대 '활짝'
과기정통부, 누리호 3차 발사 성공 발표
한국형 발사체 신뢰성↑…"2027년까지 누리호 3회 더 발사"
[더팩트|최문정 기자] 총 8대의 인공위성을 실은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성공적으로 3차 발사를 마쳤다. 지난해 2차 누리호 발사에 이은 쾌거다. 이번 발사 성공을 통해 한국은 단순 발사체 제작을 넘어, 실용위성 운반 등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추며 '뉴 스페이스 시대'의 꿈에 가까워지게 됐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5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누리호 3차 발사가 성공적으로 완료됐음을 보고한다"며 "따뜻한 격려와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과 누리호 3차 발사 준비를 위해 땀과 열정을 아끼지 않은 연구자, 산업체 관계자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누리호는 이날 오후 6시 24분 목표한 시각에 힘차게 우주를 향한 비상을 시작했다. 항우연은 발사체 비행 정보를 담고 있는 누리호 원격수신정보(텔레메트리) 초기 분석 결과, 누리호가 발사 후 정해진 비행시퀀스에 따라 비행 과정이 모두 정상적으로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먼저, 누리호 1, 2, 3단 엔진 모두 정상적으로 연소되고, 페어링도 정상적으로 분리돼 누리호에 탑재된 차세대소형위성 2호와 큐브위성 사출 과출도 끝났다.
다만, 부탑재위성인 큐브위성 6기의 경우 정상적으로 사출을 마쳤음을 확인했지만, 도요샛 4기 중 1기의 경우 사출 여부 확인을 위해 시간이 좀 더 소요될 예정이다.
이종호 장관은 "여섯 번째 도요샛 위성이 사출이 안 된 것이 아니라 확인이 안 된 것"이라며 "말하자면 부착된 카메라의 사각지대에 있어 볼 수 없던 부분이 있었고, 7번째 도요샛 위성도 잘 나갔기 때문에 사출됐으리라 생각하지만, 정확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이날 정부 당국은 만약 도요샛 위성 사출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도 누리호 3차 발사의 성공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정환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 단장은 브리핑을 통해 "가장 중요한 부분은 누리호가 목표 궤도에 잘 진입을 해서 차세대소형 위성 2호를 안전하게 분리해 주는 것이었다"며 "일단은 목표 궤도에 누리호가 정확하게 들어갔다는 점, 그리고 차세대 소형 위성 2호를 안전하게 분리했다는 점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오후 7시 7분경에는 남극 세종기지에서 차세대소형위성 2호의 비콘 신호 수신이 확인됐다. 정부는 내일 오전 5시 5분경부터 오후 7시 51분경까지 총 4회에 걸쳐 대전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소 지상국과의 양방향 교신을 통해 위성의 상태를 세부적으로 확인해 나갈 예정이다.
이날 누리호 3차 발사 성공은 우주 운송 기체로서 누리호의 신뢰성을 높이면서, 자주적인 국가 우주 역량 확인의 지표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동안 한국은 자체 위성 제작 역량은 있지만, 발사체를 쏘지 못해 미국이나 러시아 등의 로켓을 빌려 사용해 왔다.
한재영 카이스트 인공위성 연구소장은 "이번에 누리호에 실어보낸 위성이 우리 연구소에서 만든 10번째 위성인데, 그동안은 해외 발사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 소장은 "우리나라 땅에서 우리 발사체로, 우리 위성을 쏠 수 있었기 때문에 모든 과정이 이전에 비해 훨씬 편했다"며 "우리끼리 어렵게 (비행기 좌석을) 이코노미 타고 다녔는데, 퍼스트 클래스를 탄 기분이다, 라고 표현을 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또한 이번 누리호 발사는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최초로 발사 운용 등에 참여해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를 통해 한국의 '뉴 스페이스 시대'를 여는 신호탄을 쐈다는 평가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우주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지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따라서 첨단 기술의 개발과 습득, 또한 항공우주산업 생태계가 잘 조성돼야 하고, 그래야만 한국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그런 부분에 대해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정부는 앞으로 오는 2027년까지 누리호를 3차례 반복 발사함과 동시에, 누리호보다 성능이 향상된 차세대발사체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2032년 달착륙선을 보낼 수 있는 차세대 발사체 개발에 착수했다. 이 발사체는 누리호보다 3배 더 무거운 인공위성 수송능력을 갖추고, 재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적용될 전망이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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