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 2차 전원회의도 '평행선'…'月 241만원' 비혼 단신 생계비 대립(종합)

심언기 기자 이정현 기자 2023. 5. 25. 21: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勞 "비혼 단신 생계비 9.34% 올라" vs 使 "심의 활용 적절치 않아"
최저임금액 결정단위 '시간급·月환산액 병기'만 합의…6월8일 3차회의
25일 서울 중구 고용노동부 서울청 앞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 공개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 모든 심의과정 공개를 촉구하고 있다. 2023.5.2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세종=뉴스1) 심언기 이정현 기자 =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2차 전원회의에서도 노사는 최근 공개된 생계비 실태 조사 결과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노동계는 해당 조사결과를 근거로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경제계는 최저임금 심의에 활용할 자료는 아니라는데 적절성을 문제 삼았다.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는 25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내 최임위 전원회의실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2차 전원회의'를 가졌다. 지난 2일 첫 회의를 한 이후 23일 만이다.

본 회의에 앞서 공개하는 모두발언에서부터 노사 위원들은 신경전을 벌였다. 최근 공개된 최임위 생계비 보고서가 논란거리였는데, 노동계는 지난해 기준 월 241만원으로 조사된 '비혼 단신 생계비'를 들어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주장했다.

반면 경제계는 해당 자료는 고임금 계층의 소비지출을 포함한 평균값으로, 최저임금 심의자료로 활용하기에는 적절치 않다고 맞섰다.

류기섭 근로자위원(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최근 공개된 최임위 생계비 보고서에 의하면 생계비 가운데 금액이 가장 낮은 '비혼 단신 생계비'가 2022년 기준 월 241만원이 넘는데, 전년 대비 9.34% 증가한 것"이라며 "올해 최저임금은 5.05% 인상됐는데, 생계비 인상률 9.34%보다 낮아 최저임금 노동자의 실질임금은 4.3% 삭감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민경제의 파산을 막기 위한 해결책은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해야 한다"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이제는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적극적으로 모색하자"고 제안했다.

박희은 근로자위원(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노동자 3명 중 2명이 내년도 최저임금이 1만1000원 이상이어야 한다고 응답했다"면서 "국세청 자료로 확인되는 플랫폼 노동자와 프리랜서만 788만명이다. 노동자 3명 중 1명은 최저임금제도 밖에 있는 것"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반면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노동계 측이 내민 심의자료에 신뢰성을 문제 삼았다.

류 위원은 "심의자료에서 발췌·인용된 비혼 단신근로자 월 생계비 241만원은 월 소득 700만~800만원에 달하는 고임금 계층의 소비지출까지 포함해 산출된 평균값이기 때문에 최저임금 심의자료로 활용하기에는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기준 비혼 단신근로자 2562명을 조사한 결과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근로자의 한 달 평균 생계비'는 241만1320원으로 전년(220만5432원)보다 9.3% 늘었다.

이어 류 위원은 어두운 경제성장 전망을 이유로 들며 최저임금 인상 반대를 주장했다.

그는 "주요기관들이 전망하고 있듯 올해 우리 경제는 1%대 중반대 성장을 예고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어려울 수 있다는 비관론도 확산하고 있다"며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동기대비 0.8%에 불과했는데, 이는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초기를 제외하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류 위원은 또 "자영업자 대출액은 코로나19 팬데믹 3년 동안 49%(355조원)나 늘어나 작년 말 기준 1020조원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소상공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작년 소상공인의 절반은 월 100만원의 수익도 올리지 못했다고 한다"며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했다.

나아가 "저임금 미만율이 업종별로 최대 34%p의 격차를 보이는 비정상적인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업종별 구분적용도 반드시 시행돼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최임위는 이날 최저임금액 결정 단위를 '시간급으로 정하되, 월 환산액(월 209시간 근로 기준)을 병기' 하는데만 합의했다. '최저임금의 사업의 종류별 구분 여부'에 대해서는 다음 전원회의에서 논의하기로만 했다. 최저임금위 심의를 공개해야 한다는 시민사회 입장도 전달됐다.

3차 전원회의는 6월18일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6월5일 임금수준전문위원회를 개최해 임금실태 분석결과 등을 사전 심사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회의가 열리는 동안 고용부 세종청사 앞에서는 소상공인연합회 전국 지회장단이 최저임금 동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오세희 회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난해 4분기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20조, 대출의 70% 이상이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받은 다중채무일 정도로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최저임금마저 인상되면 '나홀로' 운영으로라도 버텨온 소상공인도 더는 버티지 못할 것이므로 반드시 동결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eonki@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