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민간 기업이 발사 과정까지 참여…‘뉴스페이스 시대’ 성큼
체계종합은 한화에어로, 체계총조립은 KAI가 맡아
HD현대중공업 등 국내 기업 300여개사 기술 모여
위성 벤처기업도 활약…“향후 민간 주도 발사 계획”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3차 발사로 ‘한국판 뉴스페이스(New Space) 시대’를 향한 첫발을 내딛었다. 이번에 민간 기업들은 발사체 제작은 물론, 발사에 이르는 전 과정에 참여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내 민간 기업으로선 처음으로 우주발사체 발사 과정에 참여하면서 발사 운용·관제 노하우도 쌓았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누리호 3차 발사에 체계종합기업으로 참여했다. 그동안 제작에만 관여하다가 이번 발사부터는 발사 준비·발사 임무 통제 등 발사 운용에도 참여하게 된 셈이다. 국내 민간 기업이 우주발사체 발사 과정에 참여한 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초다.
이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지난해 12월 한국형발사체 체계종합기업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최종 선정하면서 이뤄졌다. 정부와 항우연은 민간이 우주개발을 주도하는 뉴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발사체 설계·제작 노하우와 발사 운용 기술 등을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3차 발사와 오는 2027년까지 남은 세 차례 누리호 발사를 제작을 총괄 관리하게 됐다. 또 이번 3차 발사에선 항우연이 주도하는 발사 운용 과정을 참관하면서 노하우를 습득했으나 2025년 있을 4차 발사부터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역할이 확대될 전망이다.
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발사에서도 ‘누리호의 심장’인 엔진 6기를 조립·공급했다. 75톤(t)급 누리호 엔진은 우리나라가 독자 기술로 개발한 우주발사체 엔진으로, 발사체가 중력을 극복하고 우주 궤도에 도달하는 동안 극한 조건을 견뎌 낼 수 있도록 제작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엔진 부품인 터보펌프, 추진기관 공급계, 배관조합체 제작도 맡았다.
KAI·HD현대중공업도 참여…위성 벤처기업 ‘활약’
이번 발사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외에도 국내 기업 300여곳이 참여했다. 지난해 체계종합기업 선정을 두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경쟁을 벌였던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은 1·2차 발사에 이어 발사체 총조립과 1단 추진제 탱크를 구성하는 연료탱크와 산화제 탱크를 제작했다. 또 엔진 4기의 클러스터링(일체화) 작업도 맡았다.
HD현대중공업(329180)은 발사대 시스템 전반을 총괄하는 운용지원 업무를 담당했다. HD현대중공업은 발사대의 기반시설 공사와 발사대 지상기계설비(MGSE), 발사대 추진제공급설비(FGSE), 발사대 발사관제설비(EGSE) 등 발사대 시스템 전반을 독자 기술로 설계·제작·설치하면서 발사대 시스템의 공정 기술 국산화율을 100%로 끌어올렸다.
아울러 위성 분야에선 벤처기업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번 발사에선 1·2차 발사와 달리 위성 모사체나 성능검증위성이 아닌 실제 쓰이는 실용 위성이 탑재됐다. 3차 발사에 탑재된 위성 8기 중 3기가 벤처기업인 △루미르 △져스텍 △카이로스페이스 제품이다. 이들 위성은 우주 방사능과 기상현상을 탐지하고 위성 자세제어 기술을 실증하는 용도 등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유콘시스템 △카프마이크로 등 6개 기업이 체계종합 분야에 참여했고 △에스엔에이치 △비츠로넥스텍 △이앤이 등 9개 기업이 추진기관·엔진 제작을 맡았다. △두원중공업 △에스앤케이항공 △이노컴 △한국화이바 등 9곳은 동체 등 구조체 제작을, △스페이스솔루션 △덕산넵코어스 등 7곳은 유도제어·전자 시스템 구축을 각각 담당했다.
항우연 관계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이 발사체 제작을 주관하면서 국내 발사체 산업 생태계의 기술 수준이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체계종합기업으로서 누리호 3차 발사 준비·운영에 참여해 누리호 후속 발사를 민간 주도로 진행하기 위한 기술을 습득한 만큼 4~6차 발사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순엽 (s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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