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첫 실전발사] 다음은 달이다… 누리호 3배 성능 차세대 발사체 쏜다

이종현 기자 2023. 5. 25.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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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까지 누리호 세 차례 추가 발사 예정
누리호 3배 성능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도 시작
2032년 차세대 발사체로 달 착륙선 발사 목표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5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 기립돼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첫 실전 발사를 무사히 마치면서 한국 우주산업도 ‘상용화’를 향한 본격적인 발걸음을 내딛게 됐다. 누리호는 반복 발사를 통해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기술을 본격적으로 이전하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다음 단계인 차세대 발사체(KSLV-III) 개발에 나서게 된다.

누리호의 성능 고도화와 심우주 탐사까지 가능한 수준의 차세대 발사체를 동시에 개발해 우리도 ‘연구’나 ‘실험’ 수준의 우주로켓에서 벗어나 미국의 ‘스페이스X’처럼 실제 돈을 벌어오는 상용화 수준의 로켓 기술을 가지는 게 목표다.

누리호는 앞으로 세 차례 발사를 남겨놓고 있다. 내년에는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가지고, 2025년부터 2027년까지 매년 한 차례씩 추가 발사를 통해 발사체 기술의 신뢰성을 높이는 과정을 거친다. 2025년 4차 발사는 차세대 중형위성 3호를 주탑재 위성으로 싣고 가고, 5차와 6차 발사에서는 각각 초소형위성 2~6호와 초소형위성 7~11호를 싣고 간다.

세 차례 추가 발사는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발사체 기술을 이전하는 게 주된 목표다. 이번에 발사된 누리호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체계종합기업에 선정되기 전에 이미 단별 조립이 완료된 상태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뭔가를 배우려고 해도 배울 기회가 많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번 3차 발사의 준비와 운용 단계에서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역할은 ‘참관’ 수준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누리호 고도화사업 기간에도 발사 운용 분야는 항우연이 주관하게 된다”며 “다만 6차 발사부터는 발사책임자(MD), 발사운용책임자(LD)와 발사관제센터(LCC)의 일부 콘솔을 제외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모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누리호는 2027년을 끝으로 퇴역하게 되는 걸까. 일단 항우연에선 6차 발사를 마지막으로 누리호에서 손을 뗀다. 하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누리호 관련 기술을 모두 이전받은 만큼 향후 정부와의 계약을 통해 언제든 다시 만들어 발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누리호가 세 차례 추가 발사를 하는 동안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도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차세대 발사체는 올해부터 2032년까지 10년 동안 국비 2조132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누리호로는 불가능했던 대형위성발사와 심우주 탐사를 위한 발사체로 향후 한국의 우주산업을 이끌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장은 “차세대 발사체는 성능 면에서 누리호의 세 배 정도 되는 발사체”라며 “차세대 발사체가 개발되면 발사 비용도 오히려 낮아지기 때문에 상용화를 위한 하나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형발사체와 차세대 발사체의 성능을 비교한 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차세대 발사체가 한국형발사체보다 성능이 3배 정도 뛰어나다고 설명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실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제시한 차세대 발사체 개발 목표를 보면 1단부에 100t급 액체엔진 5기를 탑재하고, 2단부에는 10t급 액체인진 2기를 탑재하는 식이다. 누리호는 1단에 75t급 액체엔진 4기와 2단에 75t급 액체인진 1기, 3단에 7t급 액체엔진 1기를 달고 있다. 75t과 100t의 차이가 얼마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각종 성능 지표에서는 3배 이상의 차이를 보인다.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100t으로 가는 길이 쉽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누리호만 해도 12년 이상이 걸렸는데 차세대 발사체는 누리호보다 성능을 3배 이상 높여야 한다”며 “항우연 만의 힘으로는 힘들고 산·학·연이 원팀으로 협력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세대 발사체는 크게 두 단계로 나눠서 개발이 진행된다. 1단계 사업은 2027년까지 차세대 발사체 기술 개발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는 과정이다. 100t급 액체엔진을 제작‧시험하기 위한 설비를 구축하고, 단 인증시험 착수도 진행된다. 과기정통부는 항우연과 함께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을 주도할 민간 체계종합기업을 올해 하반기 중으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개발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로서는 누리호 고도화사업을 맡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차세대 발사체 사업도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우리나라가 일곱 번째 우주강국이라고 하지만 앞선 국가들과 격차가 있다”며 “똘똘 뭉쳐서 인프라를 구축하고 원팀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2단계 사업은 2028년부터 2032년까지로 실제 차세대 발사체 기술을 개발하고 세 차례 발사를 하며 기술 수준을 끌어올리게 된다. 차세대 발사체는 2030년부터 2032년까지 매년 한 차례씩 발사를 할 예정이다. 마지막 3차 발사는 차세대 발사체의 실전 발사로 달 착륙선을 싣고 우주로 향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대형위성발사와 우주탐사 등을 위해 누리호 대비 성능이 대폭 고도화된 차세대발사체를 개발하고 핵심기술을 확보하는 게 차세대 발사체 사업의 목표”라며 “차세대발사체 설계부터 발사운용까지 항우연과 민간 체계종합기업의 공동연구개발을 통해 민간의 발사체 전주기 기술개발 역량을 향상하고 민간 주도의 우주산업 생태계 기반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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