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발 5개년 계획 60주년 콘퍼런스] 이창용 "반도체·中경제 회복속도 느려"

이미선 2023. 5. 25.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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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상저하고(상반기 저조, 하반기 상승)' 패턴이 3분기 정도로 연기되는 면은 있지만 성장률은 하반기 들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평균적으로 보면 전 세계 선진국의 평균 성장률이 1.3%정도인데, 우리가 생각하는 1.4% 정도의 성장률이 비관적인 전망이고 경제가 파국된 거라는 말은 과도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현재 금리를 300bp(1bp=0.01%p) 이상 올린 상태에서 올라간 금리가 물가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미국 연준이 어떻게 금리를 결정할지에 따른 불확실성이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먼저 성급하게 (인하) 결정을 하기보다는 지켜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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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중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상저하고(상반기 저조, 하반기 상승)' 패턴이 3분기 정도로 연기되는 면은 있지만 성장률은 하반기 들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평균적으로 보면 전 세계 선진국의 평균 성장률이 1.3%정도인데, 우리가 생각하는 1.4% 정도의 성장률이 비관적인 전망이고 경제가 파국된 거라는 말은 과도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25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이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1.6%에서 1.4%로 0.2%포인트(p) 하향 조정했다. 이로써 한은은 지난해 2월 이후 성장률 전망치를 5연속 낮췄다.

이 총재는 "성장률 조정의 가장 큰 이유는 IT와 반도체 경기가 생각한 것보다 회복이 연기되고 있고, 중국 경제 회복속도도 느린데다 경제 회복이 내수 중심으로 이뤄져 주변국으로의 긍정적인 영향 전파 속도가 느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언제까지 경제성장률이 낮아질거라고 못 박기는 어렵다"면서 "반도체와 IT를 제외한 올해 경제성장률은 1.8%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에 대해선 기존 3.5%를 유지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로 지난해 2월(3.7%) 이후 14개월 만에 3%대로 내려앉는 등 당초 예상에 부합하는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근원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4월 4.0%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이에 따라 한은은 올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유지하면서도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지난 2월 3.0%에서 이번에 3.3%로 0.3%p 올렸다

또 한은이 기준금리를 현행 3.50%으로 동결한 가운데, 이 총재는 연내 금리 인하는 시기상조라고 입장을 밝히면서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실제 금통위원 6명 모두 최종 기준금리로 3.75%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재는 "현재 금리를 300bp(1bp=0.01%p) 이상 올린 상태에서 올라간 금리가 물가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미국 연준이 어떻게 금리를 결정할지에 따른 불확실성이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먼저 성급하게 (인하) 결정을 하기보다는 지켜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호주 은행도 금리를 동결하겠다고 해서 안 올릴 줄 알았는데 지난달에 올렸다. 한국이 절대로 못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아달라"며 "한은은 옵션을 열어놨고, 물가와 데이터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진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1.75%p)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또한번 강조했다.

이 총재는 "오늘 정말 부탁드리고 싶다. '환율 격차가 금리 격차'라는 이 프레임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면서 "저번부터 1.75%p포인트 벌어지면서 환율이 절하되고 우려가 많다고 하는데, 이렇게 이자 격차가 커졌음에도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더 이상 올리지 않을 것이란 시그널을 주면서 오히려 환율이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최근 금융기관 연체율 상승과 관련해서는 "금리를 더 올리지 않고 현 수준이 유지된다고 하더라도 내년 초까지 연체율이 오를 것"이라면서도 "과거에 비해 낮은 수준이고, 금융기관 손실 흡수 등을 감안하면 큰 위기는 오진 않겠지만 취약계층 지원에 대해서는 재정 당국과 함께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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