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핵주먹' 마동석 “내 인기 비결은 카타르시스” [엄형준의 씬세계]

엄형준 2023. 5. 25.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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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범죄도시3’ 주연 마동석
“형사분들 만나면 속이 다 시원하다 해
강력한 액션 뒤에 친근한 유머도 한몫”
빌런 2명과 삼각관계로 전작과 차별화
통쾌한 맛 여전 … 시리즈 8편까지 구상
“美스튜디오 여러 곳 미국판 제작 원해
마석도 쓸지 미국 형사로 할지 논의 중”

돌아온 ‘핵 주먹’이 올해 한국 영화계의 침체 분위기를 날려버릴 수 있을까. 약 6년 전 범죄도시 1탄이 약 700만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후 한국영화로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1000만명을 넘어 1200만 관객을 동원했던 ‘범죄도시2’의 후속작인 마동석표 액션물인 ‘범죄도시3’이 오는 31일 개봉한다.

범죄도시 시리즈가, 주인공 ‘마석도’가 이처럼 인기를 끈 비결은 뭘까. 범죄도시3의 개봉을 앞두고 2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주연배우 마동석은 “굳이 스스로 얘기하자면 첫 번째는 카타르시스인 거 같다. 형사분들을 만나면 속이 다 시원하다는 얘기를 한다”고 답했다.
마동석
때론 범죄자들이 경찰에게 폭력을 행사하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엔 참아야 하는 게 현실이고, 일반 국민은 말할 것도 없다. 사람들은 여전히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 그런 현실을 뒤집어 화끈하게 악을 응징하는 형사 마석도에게 사람들은 기꺼이 박수를 보낸다.

마동석은 두 번째 인기 이유로 “강력한 액션 뒤에 친근하게 유머를 던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단순히 강하기만 한 게 아니라 그 이면에 있는 인간미와 웃음이 영화를 견인하는 힘이라는 얘기다.

최근 중국에서 마동석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프로필 사진으로 설정하는 게 유행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그의 강한 이미지 덕에 ‘인생이 편해진다’고 여긴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마동석은 “지금도 의아한 건 그렇게 험상궂게 안 생겼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까지는 아닌 거 같다”며 웃었다. 그는 유머러스한 마석도가 자신과 닮았다고 강조했다.

영화 속 캐릭터를 자기화시켜 표현하는 배우라고 한 마동석은 ‘범죄도시’ 속 강력계 형사 마석도처럼 현실에서도 열정적이고 악바리 근성이 대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개봉한 할리우드 마블의 히어로물인 ‘이터널스’에 길가메시 역으로 출연한 그는 6개월 동안 이어진 미국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빡빡한 촬영 일정 속에서도 밤이면 ‘범죄도시’ 각색을 했다고 한다. 당시 어떤 장면은 8개의 카메라를 돌리며 6주 동안 찍었는데, 그때 허공에 팔을 하도 많이 휘두른 여파로 인대가 늘어났다고 털어놨다. 오래전부터 권투를 하고 액션배우로 활약한 그는 허리와 어깨가 부러져 수술하기도 했고, 지금도 재활훈련을 받고 있다. 그는 실제 팔을 들어 뒤로 젖혀지지 않는 걸 보여준 뒤 “야구 시구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런 고생 끝에 촬영을 마친 ‘이터널스’에 등장하는 분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현지 촬영 경험은 영화의 세계관을 어떻게 구축하는지 배우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실망한 팬들을 위해 ‘이터널스’의 후속작이나 길가메시 세계관이 나오는 다른 마블 영화 두 편에 추가로 출연할 계획이 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할리우드와 협업해 준비하고 있는 영화도 몇 편 있다고 덧붙였다.

마동석은 “내가 만든 시나리오로 미국판을 찍는 게 있고 미국 스튜디오에서 준 시나리오로 한국 프로덕션이 진행하려는 게 있다”며 “할리우드 영화를 리메이크하는 휴먼 드라마도 하나 있다”고 귀띔했다. ‘미국판’이라는 건 ‘범죄도시’의 리메이크를 의미하는 뉘앙스다. 그는 “스튜디오 몇 군데서 (범죄도시) 미국 버전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의논 중이다. 그(계획) 안에 다 포함돼 있다”며 “마석도가 (미국에) 갈지, 범죄도시랑 같은 톤을 유지하는 할리우드 영화로 미국 형사로 갈지 정해지지 않았다. 알 만한 프로듀서들과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범죄도시’의 세계화 가능성도 엿보이는 대목이지만 당장 중요한 건 ‘범죄도시3’의 국내 흥행 여부다. 마동석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범죄도시3’은 한국 영화의 향후 흥망을 점치는 가늠자가 될 수밖에 없다.

올해 대부분 한국 영화가 흥행에 실패했고, 100만 관객을 넘긴 영화는 ‘교섭’과 ‘드림’뿐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외화를 중심으로 관객이 부쩍 늘었고, ‘범죄도시2’가 코로나19 여파 속에서 예상을 깨고 ‘되는 영화는 된다’는 것을 보여준 만큼 이번 작품에 대한 국내 영화계 기대가 크다.

마동석은 한국 영화가 침체기에 빠진 것과 관련해 “코로나19 탓이 제일 컸던 거 같고, 집에서 볼 수 있는 플랫폼이 생긴 게 두 번째 이유라고 본다”며 “예전에는 여러 영화를 두고 이것도 보자 저것도 보자 했는데 지금은 사전조사를 다 하고 하나만 보러 가는 분들이 더 많은 것 같다”고 진단했다.

흥행에 대해서는 “‘범죄도시2’의 1000만 관객은 아무도 생각 안 하고 기대도 안 하고 있었던 일”이라면서 “그 후 관객분들이 더 (극장에) 왔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다시 관객이 줄어 마음이 안 좋았다. 우리 영화가 조그맣게라도 힘이 돼 사람들이 더 (극장에) 오시면 좋겠다 싶은데 신의 뜻일 것”이라고 우려 섞인 기대를 드러냈다.
영화 ‘범죄도시3’의 한 장면.
‘범죄도시2’에 이어 이상용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은 ‘범죄도시3’도 통쾌하다. 마동석은 강력한 주먹으로 도시를 좀먹는 범죄자들을 응징한다. 전작이 해외 로케이션을 통해 신선함을 더했다면 이번엔 마약 유통의 배후인 주성철(이준혁 분)과 일본 야쿠자 리키(아오키 무네타카)라는 강력한 악당(빌런) 두 명이 등장해 서로 얽히고설키는 삼각관계를 형성하며 전작들과 차별화했다. 마동석이 ‘금천서’에서 ‘광역수사대’로 자리를 옮기며 호흡을 맞추는 형사들도 바뀌었다. 영화는 시원시원하고, 유머 포인트도 감초처럼 적절하다. 거기에 상영시간도 105분으로 불필요하게 늘어지지 않는다. 다만 악당의 정체가 너무 빠르게 공개되는 등 따라가기만 하면 되는 서사는 아쉬운 대목이다.

마동석은 ‘범죄도시’가 액션 영화 프렌차이즈로 자리 잡기를 바랐다. 이미 4편까지 제작이 완료된 상태에서 5∼6편 시나리오를 작업 중인데 8편까지 계획돼 있다고 한다.

엄형준 선임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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