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교육지원청 5279 화해중재단 "5해 말고 2해하는, 우린 79사이" [꿈꾸는 경기교육]

김경희 기자 2023. 5. 25.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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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화해 징검다리 역할 톡톡… 갈등 ‘ZERO’
(해당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이미지투데이

 

학교폭력은 사안에 따라 엄정한 처벌이 반드시 필요한 분야 중 하나다. 특히 최근에는 인기 드라마의 소재로 잔혹한 학교폭력이 등장하면서 학폭에 대한 공분 역시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을 배경으로 작은 갈등마저 분쟁의 원인이 돼 교육력을 약화시키는 소지로 작용하기도 한다. 특히 이 같은 경미한 갈등 사안들이 학교폭력 심의위원회를 통하다 보면 교우관계는 단절되고, 이후 학교폭력이 재발하는 상황도 끊이지 않았다. 이에 갈등을 중재하고, 교우관계를 회복하는 방향 속에서 다시는 같은 문제가 불거지지 않도록 하는 체계적이고 전문적이면서 교육적인 해결 방안의 중요성이 커졌다. 경기도교육청은 이 같은 사회적 변화에 발맞춰 올해 화해중재단을 출범하고 전문적 인력과 체계적 시스템을 도입해 교내 갈등 사안의 해결에 나섰다. 이 중에서도 특히 안성교육지원청은 지난해부터 이른바 ‘5279 학폭지원단’의 운영을 시작하며 화해 중재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

■ ‘오해를 이해로 친구되자’...5279 학폭지원단

올해 3월1일자로 출범한 화해중재단의 전신인 안성교육지원청의 ‘5279 학폭지원단’은 ‘오(5)해를 이(2)해로 친구(79)되자!’는 의미를 담았다. 5279 학폭지원단은 학교폭력 사안에 대한 교육적 해결을 통해 지속가능한 교유관계 유지가 필요하다는 요구에 따라 출범하게 됐다. 또 단위학교 학교폭력 업무가 과중하다보니 이에 대한 기피현상도 심화됐던 만큼 관련 업무 담당자의 업무 경감을 통한 교육활동 전념의 중요성도 커졌다.

이에 따라 안성교육지원청은 5279 학폭지원단을 출범시켰고, 단위학교에서 발생하는 모든 학교폭력 사안에 대한 원스톱 지원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변호사와 경찰관, 전·현직 교원은 물론 지역 인사와 학부모 등 25명으로 구성한 학폭지원단은 접수된 사안에 대해 현장지원 등을 비롯해 각 학교의 유형별, 학교급별 맞춤형 지원을 하는 한편 피해학생 및 보호자에 대한 상담, 치유와 회복 지원까지 전담했다. 피해학생뿐 아니라 가해학생과 보호자 상담을 통해 반성과 사과 의지를 확인하고, 갈등 조정을 통한 반성과 사과 및 재발방지 약속을 받는 등의 방식으로 교육적인 해결책을 찾았다.

■ 2023년 5279 화해중재단으로 재탄생...규모 키우고, 내실 다져

안성교육지원청은 지난해 축적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올해 ‘5279 화해중재단’을 출범시켰다. 5279 화해중재단은 종전 5279 학폭지원단의 운영 성과를 기반으로 내실을 다지고, 규모도 키웠다. 학폭지원단 당시 25명이던 전문위원들의 구성은 변호사와 경찰관 등의 전문가를 포함해 35명 규모로 키웠다. 또 기존의 학폭지원단 업무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도교육청 화해중재 시범교육지원청으로 지정돼 선도적인 역할도 수행 중이다.

5279 화해중재단은 교육과장을 단장으로 학교폭력업무 장학사가 실무를 담당하며 생활인권전문상담사와 주무관이 행정업무의 지원을 맡는다. 중재위원은 갈등중재전문가와 변호사, 전문상담사, 전·현직 교원, 전·현직 경찰관, 전·현직 교육전문직원, 화해중재에 적합한 지역인사, 학생상담 관련 자격이 있는 학부모 등으로 구성했다.

안성교육지원청은 올해 모든 갈등 사안에 즉시 개입을 통해 갈등의 심화를 막고, 사안 처리의 전 과정에서 당사자에 대한 직접 상담을 통해 중재 및 교육적 해결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학교내 갈등사안 중 법률적인 해결이 필요할 경우 상담 및 지원을 연계해주는 역할도 맡는다. 갈등의 심각성이나 유형에 따라 필요할 경우 화해중재 전문기관과 연계하기도 하며, 중재위원들을 통해 학교 내 갈등 상황에 대한 조기 개입과 전문적인 밀착 지원도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한 상태다.

무엇보다 화해중재를 통한 교육적 해결의 필요성에 대한 교육공동체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홍보를 강화하는 한편 화해중재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연수도 계획 중이다.

■ 중재 통한 갈등 해결, 재발률 ‘0(zero)’ 성과

안성교육지원청의 선도적인 교내 갈등에 대한 화해 중재 시스템은 세부적인 수치를 통해 그 성과를 드러내고 있다. 처음 학폭지원단이라는 이름으로 갈등 중재에 나선 2022학년도에는 총 37개 학교에 275차례에 걸친 지원을 했다. 그 결과 학폭 심의로 가지 않고 화해중재를 통해 갈등을 해결한 비율이 73%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인 2021학년도(56%)와 비교하면 17%포인트나 늘어난 수치다.

올해에도 이 같은 성과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을 기준으로 안성교육지원청은 총 23개 학교에 101차례에 걸쳐 화해중재단의 갈등 조정 지원을 했다. 그 결과 학교폭력으로 접수된 72건의 사안 중 87.5%에 달하는 63건이 중재를 통해 교육적인 해결책을 찾았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화해중재가 효과를 낸 것은 학폭 재발률 분야에서다. 과거 학교폭력 심의위원회를 통한 해결 사안의 경우 가해학생의 2차 가해 등 학교폭력 재발이 빈번했던 것과 달리 학폭지원단과 화해중재단을 통해 갈등 중재가 이뤄진 경우 가해학생의 재범률이 단 1건도 없었다.

이는 학생들이 여러 과정을 거쳐 갈등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서로 간에 쌓인 오해를 해소하고, 반성과 용서를 통한 화해라는 교육적 해결책이 현장에서 성과를 낸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 치유·회복 프로그램 개발...지역사회 협력해 학폭 줄인다

이러한 화해중재단이 현장에서 실시간 지원을 통한 체계를 구축하려면 인력적인 지원은 물론 예산의 증액 역시 필요하다. 특히 우수 화해중재위원들을 대상으로 한 포상을 통해 사명감은 물론 책임감을 강화하는 것 역시 함께 이뤄질 필요가 있다. 안성교육지원청은 이러한 부분들을 보완해 가면서 화해중재단이 더욱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노력도 함께 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학교폭력 관련 학생의 체험형 치유 및 회복 프로그램을 별도로 개발해 화해중재나 심의 이후에도 관련 학생들이 심리적인 회복을 이뤄낼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고민하고 있다. 또 5279 화해중재단 갈등조정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외부기관과 연계한 갈등조정 자격증 과정 등을 운영하면서 중재단의 역량 끌어올리는 데 전념할 방침이다.

이 밖에도 화해중재 지원 절차 및 화해중재 단계별 시나리오를 통해 효과적인 화해중재 모델을 개발하는 한편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학교폭력 근절 노력도 이어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안성교육지원청은 이른바 ‘청소년 인권(안전)지원센터’ 설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센터는 학교폭력 발생 전부터 후까지 통합지원을 통해 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안성을 만들기 위해 고안해낸 방책이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안성시청에서 이 같은 센터 설치 및 운영을 위한 제안 설명을 마쳤고, 현재 센터 설립을 위한 밑그림을 그려 나가는 중이다.

안성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화해중재단을 통해 학교폭력, 학생인권 침해, 교육활동 침해 갈등 사안을 교육적으로 해결, 당사자 간의 관계를 회복하고 성장중심의 교육적 해결을 해나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시범교육지원청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gaeng2da@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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