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신간 소개『뉴욕을 먹다』

박찬은 시티라이프 기자(park.chaneun@mk.c 2023. 5. 25. 18:4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식의 용광로 탐험기

뉴욕에 사는 셰프이자 작가 김한송은 음식을 만드는 것만큼 식재료나 식문화가 가진 역사를 파악하는 일을 사랑한다. 『뉴욕을 먹다』는 그런 그가 발로 뛰며 기록한 뉴욕 식문화 탐험기다.
진짜 뉴요커들이 일상에서 즐기는 음식과 뉴욕에 녹아 든 세계의 음식, 뉴요커의 소울푸드를 친절한 도시 안내서처럼 소개하는 책이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저자의 친절한 가이드를 따라 아침부터 저녁까지, 뉴요커처럼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뉴욕을 먹다』(세계의 중심에서 맛보는 일상의 음식과 특별한 음식) (김한송 지음 / 따비 펴냄)
김한송은 뉴욕 맨해튼에서 ‘핸섬 라이스’라는, 작지만 아주 핸섬한 식당을 운영하는 셰프다. 그가 오랜 시간을 들여 집필한 『뉴욕을 먹다』는 진짜 뉴요커들이 일상에서 즐기는 음식과 뉴욕에 녹아 든 세계의 음식, 뉴요커의 소울푸드를 친절한 도시 안내서처럼 소개하는 책이다. 합리적인 임대료를 내고 식당들이 50~100년 오랫동안 장사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뉴욕시가 어떻게 젠트리피케이션을 막아냈는지, 왜 뉴욕에서 제대로 된 피자를 맛보려면 연탄 화덕이 있는 집을 찾아야 하는지, 어떻게 그래놀라가 우드스톡 페스티벌을 계기로 미국인의 일상에 파고들었는지, 책을 읽으면 많은 궁금증이 해결된다.
저자는 단순히 맛을 평가하거나 식당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의 유래와 배경, 역사까지 한꺼번에 설명하면서 뉴욕이라는 도시를 알아가는 창(窓)으로서의 음식을 보여준다. 유대인의 음식 베이글이 바쁜 뉴요커의 아침 식사로 선택 받은 까닭, 뉴욕 노동자의 24시간을 책임지는 간이식당 다이너(diner)가 열차 식당칸처럼 생긴 사연, 뉴욕이 세계에서 가장 비건 친화적인 도시가 될 수 있었던 배경에 깔린 이민사 같은 것 말이다. 이 외에도 저자는 뉴욕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나 함께 하는 뉴욕의 다양한 버거, 택시 기사들과 함께한 뉴욕의 무슬림 식문화 할랄푸드, 뉴욕의 소울푸드 치킨 윙과 프라이드치킨 등 10여 년간 뉴욕에서 셰프로 일하며 세밀하게 도시와 음식을 관찰한 결과를 들려준다.
““뉴욕은 델리 위에 지어졌다”는 말이 있다. 이민자의 도시 뉴욕을 먹여 살리는 델리마켓답게, 유대인이든 이탈리아인이든 아시안이든, 모든 뉴요커가 먹을 수 있는 식재료와 음식을 판매하기 때문이다.”
책 <뉴욕을 먹다> 표지
새로운 패스트푸드 돌풍을 몰고 온 멕시코 음식 전문점 치폴레, 건강을 생각하는 고급 음식으로 받아들여진 스시와 라멘, 맨해튼의 확장과 더불어 흥망성쇠를 거듭한 굴(굴은 유일하게 뉴욕산으로 등장한다)의 역사 등이 특히 흥미롭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책 마지막의 ‘뉴요커의 소울푸드’ 섹션이다. 미식축구 경기가 있는 날이면 경기장 주차장에 불판을 벌어지는 바비큐, 슈퍼볼이 열리는 날마다 10억 개 이상 팔린다는 치킨 윙, 뉴요커의 혈관에 흐른다는 스테이크와 진짜 ‘뉴욕’ 치즈케이크, 그리고 뉴욕 곳곳의 마이크로 브루어리에서 만들어내는 맥주. 책을 다 읽고 나면 저자의 친절한 가이드를 따라 아침부터 저녁까지, 뉴요커처럼 먹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뉴욕타임스』에 소개되기도 한 식당, 뉴욕의 핸썸라이스Handsome Rice와 뉴저지의 서울프라이드치킨Seoul Fried Chicken을 운영하고 있지만, 작가 김한송은 음식을 만드는 것만큼 식재료나 식문화가 가진 역사를 파악하는 일을 사랑한다. 2011년 도미한 그는 프로비던스 존슨앤웨일스 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미국조리사협회 총주방장 심사위원이 되었으며, 각국에서 한식 행사를 진행했다. 『아주 특별한 저녁식사』(2009), 『셰프의 노트를 훔치다』(2010), 『궁극의 메뉴판』(2011), 『면 이야기』(2012) 등을 냈다. 저자는 앞으로도 뉴욕의 식문화를 한국과 연결해 다양한 활동을 할 예정이다.
“2010년, 미국 대법관 엘리나 케이건Elena Kagan은 청문회에서 공화당 상원의원이었던 린지 그레이엄Lindsay Graham에게서 “작년 크리스마스에 어디에 계셨죠?”라는 질문을 받았다. 케이건은 이렇게 대답했다. “다른 유대인들이 그러하듯이 저도 중국 음식점에 있었을 겁니다.””
[박찬은 기자 사진 따비]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82호 기사입니다]

< Copyright ⓒ MBN(www.mbn.co.kr)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MB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