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트라웃 vs. 루스-게릭' 동반 홈런시 승률 비교, LAA를 떠나야 하나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메이저리그 역사상 대표적인 '쌍포'를 꼽으라면 1920~1930년대 뉴욕 양키스 베이브 루스와 루 게릭이다.
8살 후배인 게릭이 1923년 메이저리그 데뷔한 이후 루스가 1934년을 마지막으로 양키스를 떠날 때까지 둘은 12년 동안 함께 뛰었다. 3번 루스와 4번 게릭은 당시 '살인 타선(the deadliest hitting duo)'이라 불리며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다.
루스는 통산 714홈런, 게릭은 493홈런을 터뜨려 역대 홈런 순위 3위, 공동 29위에 올랐다.
이후에는 1950~1960년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행크 애런-에디 매튜스, 1960년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윌리 메이스-윌리 맥코비, 1980년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호세 칸세코-마크 맥과이어 등이 대표적인 '거포 듀오'로 명성을 떨쳤다.
2020년 이후에는 단연 LA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웃-오타니 쇼헤이 듀오라고 봐야 할 것 같다.
트라웃은 201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3살이 어린 오타니는 2018년 입단했다. 6년째 같은 팀에서 활약하는 셈이다. 트라웃은 2014년, 2016년, 2019년 세 차례 AL MVP에 올랐고, 오타니는 2021년 투타 겸업 신화를 쓰며 만장일치 MVP에 선정됐다.
하지만 트라웃과 오타니가 풀타임을 함께 뛰는 것은 사실상 올해가 처음이다. 2018년 9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오타니가 2021년부터 투타 풀타임을 뛰기 시작했는데 트라웃은 2021년 장딴지, 2022년 갈비뼈를 다쳐 2년 동안 전체 경기의 47.8% 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올해는 둘 다 아직 다치지 않고 있다. 팀이 치른 51경기 중 트라웃은 47경기, 오타니는 49경기에 출전했다.
두 선수가 함께 라인업에 오르면 팬들 입장에서는 흥미가 배가될 수밖에 없다. 함께 홈런을 날리는 날에는 볼거리가 두 배가 되는 셈이다. 덩달아 에인절스의 승률도 높아진다.
에인절스는 25일(이하 한국시각)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경기에서 오타니와 트라웃의 동반 홈런포를 앞세워 7대3으로 승리했다.
오타니가 먼저 대포를 쏘아올렸다. 4-0으로 앞선 3회말 1사후 오타니는 상대 좌완 선발 제임스 팩스턴의 2구째 88.4마일 가운데 높은 커터를 그대로 통타해 좌중간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솔로아치로 연결했다.
발사각 30도, 타구속도 105.7마일, 비거리 398피트로 나타났다. 오타니가 홈런을 날린 것은 지난 21일 미네소타 트윈스전 이후 4일 만이다.
트라웃의 홈런은 5-1로 앞선 4회말 타석에서 나왔다. 1사후 잭 네토가 중전안타로 출루하고, 테일러 워드가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 2사 1루. 트라웃은 볼카운트 2B1S에서 상대 우완 닉 피페타의 4구째 87.3마일 커터를 잡아당겨 좌중간 펜스를 넘겼다. 발사각 33도, 타구속도 104.4마일, 비거리 396피트였다.
트라웃은 전날 보스턴전 8회 우중간 투런홈런에 이어 이틀 연속 짜릿한 손맛을 봤다. 트라웃은 통산 362홈런을 기록하며 역대 홈런 순위에서 조 디마지오를 제치고 85위로 올라섰다.
오타니와 트라웃이 한 경기에서 나란히 홈런포를 쏘아올린 것은 올시즌 4호, 통산 26호다. 에인절스는 올해 둘이 홈런을 친 4경기에서 모두 승리했고, 통산으로는 18승8패(0.692)를 올렸다.
루스와 게릭이 한 경기에서 동반 홈런을 날린 건 정규시즌 기준 73차례나 된다. 해당 경기에서 양키스는 62승11패를 기록했다. 승률이 무려 0.849에 달한다. 또한 루스와 게릭은 함께 아메리칸리그 우승 4번, 월드시리즈 우승 3번을 이끌었다.
그러나 오타니와 트라웃은 아직 한 번도 함께 포스트시즌을 뛴 적이 없다. 오타니는 올시즌이 끝나면 혹은 그 전에 에인절스를 떠날 공산이 매우 높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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