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외국인 가사노동자, 거부감 적은 국가부터”

김해정 2023. 5. 2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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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저출생(저출산) 대책의 하나로 외국인 가사노동자 도입의 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고용노동부 쪽이 주최한 '외국인 가사근로자 관련 공개 토론회'에서는 이 같은 의견이 맞부딪쳤다.

지난 23일에는 윤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홍콩·싱가포르 등의 외국인 가사도우미(가사노동자) 도입 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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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

게티이미지뱅크

“의사 소통이 용이하거나 정서적 거부감이 적은 국가 중심으로 협의하겠다.”(이상임 고용노동부 외국인력담당관)

“외국 사례를 봐도 외국인력 도입은 시기상조다.”(조혁진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윤석열 대통령이 저출생(저출산) 대책의 하나로 외국인 가사노동자 도입의 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고용노동부 쪽이 주최한 ‘외국인 가사근로자 관련 공개 토론회’에서는 이 같은 의견이 맞부딪쳤다.

이상임 고용노동부 외국인력담당관은 25일 서울 중구 로얄호텔서울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국내 현실을 고려해 적합한 고용 방식을 검토 중”이라며 “관련 경력·지식 보유 여부, 연령, 언어능력, 범죄 이력 등을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이 입국 전 일정 시간 이상의 취업 교육을 거쳐 근무처에 배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취업 교육으론 한국어·문화, 가사 관련 기술과 노동관계법 등을 예시로 들었다. 이를 위해 비전문 취업(E-9) 비자가 허용되는 신규 업종에 가사·돌봄 서비스업을 추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중국 교포(조선족) 등 동포나 한국 영주권자의 배우자, 결혼이민 비자로 입국한 장기체류 외국인만 가사·돌봄 분야에서 일할 수 있다.

아울러 외국 사례를 벤치마킹해 도입할 방안을 참고하겠다는 계획이다. 고용노동부가 제시한 사례로는 싱가포르·홍콩 혹은 일본형 모델이 언급된다.

싱가포르·홍콩의 경우, 자국인 대비 낮은 수준의 임금이 적용되지만, 이용자들이 노동자의 숙소를 제공하고 고용부담금 등을 부담해야 한다. 일본의 경우, 민간 서비스기업이 외국인 가사근로자를 직접 고용해 가정과 이용 계약을 맺고 서비스를 제공한다. 외국인 가사근로자에게 자국인과 동일한 노동관계법이 적용된다.

노동부는 국민적 공감대 등을 고려해 우선 소규모로 외국인 가사노동자를 시범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시범사업에 앞서 청소·간병·육아 등 다양한 직무를 대상으로 실태조사와 국민여론조사를 추진된다. 이 담당관은 토론회 뒤 <한겨레>와 만나 “(도입 규모가) 구체적으로 확정되진 않았다”며 “지자체 가운데 서울시가 가장 적극적”이라고 했다. 이날 패널로 나온 가사서비스 업체 ‘홈스토리생활’ 이봉재 부대표는 “가사·육아는 중노동이라 오랫 일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시범사업을 거듭하면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노동부는 지난해 말 고용허가제 개편 방안의 하나로 가사·돌봄 서비스 인증기관을 통해 한국어 능력이 검증된 외국인 노동자를 국내 가사근로자로 고용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23일에는 윤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홍콩·싱가포르 등의 외국인 가사도우미(가사노동자) 도입 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가사노동자의 섣부른 도입을 우려하는 노동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크다. 발제자로 나선 조혁진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제도를 도입한 일본, 싱가포르, 홍콩, 대만에서 합계출생률과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이 유의미하게 증가하지 않았다”며 “지난해 시행된 가사근로자법을 통해 국내 인력들의 가사노동 시장 유입이 늘어날 수 있다. 이를 도외시한 채 외국인력 도입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제도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왔다. 최영미 가사돌봄유니온 위원장은 “일본도 4년이라는 장기간에 걸쳐 준비했다.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 반면 늘어나는 돌봄 수요 등에 대한 정부 정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은영 한국YWCA연합회 부회장은 “홍콩·싱가포르의 경우 1970년대 형성된 제도가 여전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어 심각한 인권유린·착취, 성폭력 등 사안이 빈번하게 일어나서 홍콩에서 대규모 시위 일어난 적도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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