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솔의 솔직토크] 하이퍼캐리? 나는 '바이퍼'캐리 - HLE 선수단 인터뷰 ④

이솔 2023. 5. 2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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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이솔 기자, HLE 바이퍼 박도현

(MHN스포츠 이솔 기자) "하이퍼캐리요? 다음 시즌 바이퍼캐리 보여드리겠습니다"

지난 2021년 LPL에 도착하자마자 세계 정상에 올랐던 '바이퍼'. LCK으로 다시 돌아온 그의 첫 시즌은 화려하지만 빠르게 끝났다.

지난 4월 중순 만난 한화생명e스포츠(HLE)의 바이퍼 박도현 선수에게서는 다음 시즌을 앞둔 절치부심의 각오를 전해들을 수 있었다.

- 휴가기간 어떻게 보내셨나?
"게임하면서 지냈다. 솔랭만 하면서 보낸 것 같다."

직장 생활로 따지자면 휴가기간 내내 재택근무를 한 셈. '도대체 어떻게' 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대체 왜?) "취미도 딱히 없고, 게임(롤)하는 것을 좋아한다."

본인이 그렇다면야 딱히 더 할 말은 없었다.

- 이번 스프링 시즌은 어땠나?
좀 아쉽다. 더 잘할 수 있었던 부분이 있었다.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 본인의 활약을 10점 만점으로 평가한다면? 
6~7점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인 면도 중요하지만, 개개인이 어떻게 녹아드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팀적인 합 등을 포함해 종합적으로 평가하자면 그렇다.

- 이건 꼭 물어보고 싶었다. 롤드컵 우승 후에 돌아온 LCK. 좋지 않은 기억이 있었을텐데, HLE를 다시 선택한 계기가 있나?
중국에 가기 전에 머물렀던 팀이었다. 첫 시즌 보여주지 못했던 아쉬움을 털고 좋은 기억을 만들어가고자 했다.

- 물론 그때와 상황은 다르다. 롤드컵 우승자만 3명, 의견충돌 과정에서 문제점이 있었다면?
성격들이 강할거라고 생각하진 않았는데, 게임해보니 오히려 다들 너무 착하고 친절하다. 과하게 친절하다고 생각한다. 게임하면서 좀 치고 받고 싸워도 괜찮을 것 같은데, 너무 서로를 생각해주는 느낌이 강했다. 

서로가 생각이 다른 장면에 있어서 서로가 요구하는 바를 빠르고 명확하게 이야기해야 발전할텐데, 뭔가 서로 삭히거나 그런것들이 느껴진다. 특히 나는 이런것들을 바로 요구하는 편이라 나와 달랐던 팀원들의 모습에서 이런 것들을 더 느낀 것 같다.

물론 이는 선수 개인마다 성격이 달라서 자연스러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다.

- 이번 시즌 잘 맞았던 챔피언은?
몇 판 안했지만 루시안이 제일 재미있었다. 무조건 먼저 때릴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 장례식에 틀어도 될 만한 훌륭한 경기가 있었나?
"그정도까지 잘 한 경기는 없었다고 생각하지만, 마지막 kt전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나쁘지 않았는데 한 두번의 실수나 패배가 게임을 놓치게 된 계기였다. 잘했지만 아쉬웠다."

그가 말한 KT전에서는 바이퍼 본인이 바텀에서 수 차례 솔로킬을 만들어내는 등 팀을 지탱했으나, 끝내 KT 선수들의 맹활약으로 인해 1-3 완패를 당했다.

- KT전... 씁쓸하다. 그런 경기를 하고 나서 스트레스 해소법은?
게임으로 푼다. 져서 받은 스트레스는 이겨서 풀어야 한다.

(혹시 그럼 LPL에서도 분노의 솔랭을 돌린 게 그런 이유에선가?) 딱히 의식하고 한 것은 아닌데… 그런 날도 있다. 아직도 지거나 풀리지 않는 무언가가 있을때는 게임으로 풀려고 한다. 제일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 이번시즌 연습했는데 못 보여준 모습이 있다면?
없다. 메타에 따라서 플레이 방향이 달라지는 것 같다. 딱히 굳어있지 않은 플레이스타일이 내 장점이다. 상황상 닥쳤을 때 언제나, 어떤 모습이든 보여줄 수 있다.

- 징크스나 세팅 등이 필요한 부분이 있었나?
데뷔 초에는 세팅에 굉장히 민감했는데, 많이 하다 보니 개의치 않게 됐다. 항상 세팅은 비슷하게 하는 것 같은데, 내가 신경쓰니까 신경쓰이는 느낌이었다. 개의치 말고 해보자고 생각했을 때부터 이를 극복할 수 있게 됐다.

ⓒMHN스포츠 이솔 기자, HLE 바이퍼 박도현

- 바이퍼를 정의할 수 있는 단어가 있다면?
한 명의 순수한 게이머? 정말 많은 일이 있었는데, 지금까지 할 수 있는 이유도 게임을 좋아하고 하는걸 즐거워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것 같다.
- 프로게이머를 어떻게, 왜 하게 됐나?
앞서 말했지만 게임을, 특히 롤을 좋아했다. 그 중에서도 롤챔스 보는걸 좋아했는데, 저기서 뛰고싶다고 생각했다. 열심히 연습했고, 결과도 좋았다.

처음에 제의가 왔왔을 때 고민했다. 그때 생각했던게 1부리그에서 중하위권에서 애매하게 시작할 바에야 밑에서부터 올라가는게 좋겠다고 생각했고, 운 좋게 마음 맞는 팀원들과 만나게 되어 시작했다.

처음에야 부모님이 반대했지만, 계속 어필하니까 부모님도 손을 드셨다. 

- 결국 중국까지 가게 되셨는데, 우리나라와는 어떤 차이가 있었나?
"LCK는 바텀 라인전이 굉장히 빡빡하다. 반면 LPL은 당시 기준으로 바텀 라인전의 주도권을 정글-미드에 퍼트려서 정글 위주의 경기를 펼쳤다. 요새 메타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LCK는 바텀라인전이 빡빡했다."

"LPL은 팀들이 개성있는 팀들이 많은 반면, LCK는 스타일 자체는 비슷한데 실수와 작은 차이로 갈리는 느낌이다."

대답을 들으며 느낀 점은 '정말 게임을 좋아하는 선수'였다. 일상 생활에서의 차이, 타국 생활 등을 물으려던 의도를 채울 수는 없었지만, 오히려 이 대답이 바이퍼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추가질문을 하지는 않았다.

- 언어 습득 능력만 보면 공부를 굉장히 잘했을 것 같다. 학창시절은?
공부는 해본적이 없다. 성적도 좋지 않았다. 집에서 게임하고 학교에선 자고 했다.

중국에서 (내 언어 능력의 수준은) 다른사람 말 듣고 흉내내는 정도였던 것 같다. 언어 습득 능력도 평범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팀에 한국 선수도 있었고, EDG 자체에도 한국어를 할 수 있는사람이 많았다. 두 언어를 모두 쓰는 사람들이 많아서 도움이 정말 많이 됐다.

사실 그정도 있었으면 다들 나 정도 말 할 수 있을정도는 구사하기 때문에, 특별히 내가 잘한다는 느낌은 못받았다. 다들 이정도는 하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웃음)

- 본인만의 취미?
딱히 없다. 보통 시즌에는 게임을 하고 휴가때는 푹 쉬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잠을 많이 잔다. 이번 휴가때는 중국에도 다녀오고 왔다갔다 할 일이 많았다. 잠은 많이 못잤지만 즐겁게 보냈다.

- 한화생명 공식 SNS에 업로드된 고양이 '문도'와의 이야기도 인상깊었는데
너무 오래 떨어져서(2살) 나를 잊어버린 줄 알았다. 덩치가 너무 커져서 옛날같이 귀엽지만은 않다. 무겁다… 밤에 자꾸 놀아달라고 침대로 올라와서 이젠 문을 닫아버리고 잔다. 잠은 잘 자야된다.

- 2023 서머 목표?
한 해를 좀 길게 바라보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서머시즌부터 롤드컵까지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지난시즌보다 높게 올라가고 싶고, 개인적 목표는 롤드컵이다.

- 넘어서고 싶은 팀/선수?
다 이기고 싶다. 전 시즌 우리가 상대했던 여러 팀들, T1-KT-젠지 등 우리보다 높은 팀들을 이기고 싶다.

근데, 리헨즈는 꼭 이기고 싶다. 상대했을때 지니까 좀 그렇더라, 꼭 이겨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딱히 의식 안하고 있었지만 이기고 나서 얼굴을 쳐다보는데 너무 행복해 보이더라, 그 웃음,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꼭 꺾어줘야 하지 않나 싶다.

- 마지막 각오 한 말씀
기대만큼 좋은 경기는 못 보여 드렸지만 끝까지 팀을 믿고 응원해주신 팬분들께 감사드린다. 스프링 시즌 끝날때까지 함께해 주셔서 개인적으로도 인게임에서 정말 큰 동기부여가 됐다. 앞으로도 큰 힘이 되어주셨으면 좋겠다.

스프링 시즌 '하이'라는 LCK 복귀 인사와 함께 하이퍼캐리를 선보인 바이퍼. 다음 시즌에는 경쟁팀들을 떨어트리며 '바이'라는 인사를 건넬, '바이퍼캐리'가 기대되는 인터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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