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공·우중간·5월… 김하성의 홈런이 특별한 이유
미국프로야구(MLB) 샌디에이고의 김하성이 의미 있는 시즌 5호 홈런을 터뜨렸다. 올해 처음으로 패스트볼을 공략해 담장을 넘겼고, 미국 진출 후 처음으로 우측 코스를 향했다. 이 홈런으로 MLB 통산 100득점까지 달성한 김하성은 앞선 2021~22시즌에 겪었던 '5월의 징크스'도 완전히 털어내고 있다.
■ "시속 146km 빠른 공? 혼나야지." 시즌 첫 패스트볼 사냥 성공
올해 김하성은 빠른 공 앞에 '고개 숙인 남자'였다. 2023시즌 현재까지 빠른 공 상대 타율이 0.177에 불과할 만큼 대처 능력이 떨어졌다. 지난해 빠른 공을 상대로 타율 0.262에 홈런도 6개를 때려냈던 김하성이기에 아쉬움이 컸다. 이날 경기 전까지 만든 올 시즌 4개의 홈런도 모두 변화구를 공략한 결과였다.
<2023시즌 김하성 홈런일지>
4월 4일 / 시속 145.2km 슬라이더 /스콧 맥거프(애리조나)
4월 10일 / 시속 121.7km 스위퍼 / 루카스 룻기(애틀랜타)
5월 2일 / 시속 139.5km 체인지업 / 알렉스 영(신시내티)
5월 14일 / 시속 137.4km 체인지업 / 훌리오 우리아스(LA다저스)
5월 25일 / 시속 147.4km 패스트볼 / 트레버 윌리엄스(워싱턴)
상대 투수들이 작년보다 확연히 많은 빠른 공 승부를 걸던 상황(상대 투수 빠른 공 투구 비율 2022년 58.9% → 62.2%)에서, 김하성은 확실한 경고장을 날렸다. 시속 153km(95마일) 이상의 공에는 이미 타율 0.333(21타수 7안타)으로 적응력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원조 먹잇감'이던 평균 구속 수준의 빠른 공 사냥에 성공하면서 김하성은 더 큰 자신감을 쌓게 됐다.
■ 미국 진출 1호 '밀어치기 홈런'
오늘 김하성의 홈런은 2021년 미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우중간 담장 너머에 떨어진 홈런 타구로 기록됐다. MLB에서 313경기를 뛰는 동안 김하성이 때린 24개의 홈런 중 최초의 '밀어친 홈런'이 탄생한 것이다.
<KBO 시절 김하성 홈런 방향 분포도>
좌측: 94개 70.7%
좌중간: 19개 14.3%
중앙: 14개 10.5%
우중간: 2개 1.5%
우측: 4개 3%
KBO 7시즌(2014-20) 통산 891경기 133홈런
김하성은 KBO리그 시절부터 대표적인 '당겨치기 타자'였다. 통산 133개의 홈런 가운데, 밀어친 홈런은 단 6개에 불과했다. 미국 진출 전후로 벌크업을 하며 힘을 길렀지만, 비거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당겨치거나, 낮은 코스의 공을 퍼올려야 했다.
그렇기에 오늘 김하성이 보여준 홈런 스윙은 의미가 남다르다. 배트의 상하 움직임 각도가 5도에 불과할만큼 '레벨 스윙'이 이뤄졌다는 점, 그 스윙 궤적으로 23도라는 최적의 발사각도 와 123 미터(405피트)의 비거리를 만들어냈다는 점은 향후 김하성의 '밀어치기 능력 탑재 가능성'을 암시한다.
■ 5월 징크스 극복, 김하성 홈런 커리어하이 예약?
그동안 5월은 김하성에게 '시련의 달'이었다. 미국 진출 첫 해와 그 다음 시즌까지 김하성은 5월에 타율 2할을 넘기지 못했고, 가장 많은 월간 삼진을 당했다. 하지만 3년 차 시즌을 맞이한 올해 5월의 김하성은 완전히 다르다.
<김하성 MLB 진출 이후 5월 월간 성적>
2021년 25경기 타율 0.181 2홈런 12타점 4볼넷 21삼진
2022년 27경기 타율 0.196 1홈런 8타점 11볼넷 23삼진
2023년 19경기 타율 0.273 3홈런 10타점 7볼넷 18삼진
자기 페이스를 되찾은 김하성은 아직 시즌 초·중반임에도 벌써 홈런 5개를 기록하며 커리어하이를 기대케 하고 있다. 지난해 11개의 홈런 중 야수 상대 홈런이 2개나 있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올해 김하성의 홈런 생산 능력은 분명히 예년과 다르다. 162경기로 환산한 김하성의 올 시즌 예상 홈런 개수는 17~18개. 작년처럼 갈수록 탄력을 받는다면 20홈런에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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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형 기자 (nobroth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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