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M] '매각 5수' KDB생명, 내달 본입찰

박창영 기자(hanyeahwest@mk.co.kr), 강두순 기자(dskang@mk.co.kr) 2023. 5. 2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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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불황탓 시장서 소외
신생운용사 2곳 이상서 관심
거래 성사 여부는 불투명

KDB산업은행이 KDB생명을 매물로 내놓은 가운데 복수의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며 매각 성사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매각 5수째인 KDB생명은 최근 고령화에 따라 생명보험사 매력도가 떨어지면서 시장의 관심을 좀체 못 받은 매물이다.

2010년부터 KDB생명을 장기 보유해온 산업은행은 이번에는 매각을 성사시키기 위해 감자를 시행하는 등 인수 후보의 부담을 줄여주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의 매각을 주관하는 삼일PwC는 최근 2곳 이상의 신생 PEF 운용사에서 인수의향서를 받았다. 산업은행·칸서스자산운용 등 매각 측과 삼일PwC는 인수의향서를 낸 곳에 실사 기회를 부여했다고 전해진다. 매각 측은 6월 초중순으로 예정된 본입찰 직전까지 다른 후보들에서 인수의향서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은 KDB생명 전체 지분 중 92.7%다. 해당 지분은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이 공동 보유하고 있다. 매매 초기 단계라 가격 언급은 매각 측과 인수 후보 모두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지만 시장에서는 2000억원 이하에 거래될 것으로 관측한다. 앞서 2020년 JC파트너스의 KDB생명 인수가 무산되기 전 체결된 주식매매계약(SPA)상 가격이 2000억원이었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앞서 SPA를 체결한 가격이 기준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KDB생명은 산업은행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다. 2010년 산업은행은 칸서스자산운용과 PEF를 만들어 금호그룹에서 금호생명을 인수한 뒤 10년 이상 보유해왔다. 매각에 실패한 것만 네 번이다. 2014년에 두 번, 2016년과 2020년에 각각 매각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2020년에는 PEF 운용사 JC파트너스를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삼고 매각 성사 직전까지 갔으나 대주주 적격성 문제에 걸려 결렬됐다.

KDB생명은 인수 후보의 부담을 줄여주는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번에는 반드시 매각을 성사시키겠다는 의지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일단 다음달 8일 주주총회를 열고 무상감자 시행안을 가결할 예정이다. 최근 KDB생명 공시에 따르면 무상감자 비율은 75%로, 감자 시행 전 4743억원이었던 자본금이 1186억원으로 축소된다. 총자본은 변하지 않지만 감자한 만큼 이월결손금을 줄이면서 재무구조가 보다 건실한 매물로 만드는 효과가 있다.

일각에서는 매매 성사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과거보다 높아진 금리에 PEF가 자금을 조달하기가 수월치 않은 데다 저출산·고령화의 심화로 생명보험사 매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어서다.

인수금융(M&A를 위한 대출)을 담당하는 한 은행 관계자는 "수익성이 불투명한 매물이라 대형 운용사라면 투자를 검토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인수 후 펀드 운용 수수료를 챙길 요량으로 투자하는 곳은 없는지 꼼꼼히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영 기자 / 강두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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