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기대했는데..." 린저씨 실망에 엔씨소프트 주가 급락

김진석 기자 2023. 5. 25.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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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의 신작 'TL'(쓰론앤리버티)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나오면서 주가가 크게 흔들렸다. 기존 IP(지적재산권)인 '리니지'와 차별화에 실패했다는 평과 함께 과거 실패한 신작들의 뒤를 따르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25일 엔씨소프트는 전 거래일보다 2만4000원(6.28%) 내린 35만8000원을 기록했다. 엔씨소프트는 올들어 20.09% 하락한 상태다.

전날(24일) 엔씨소프트는 약 1만명의 유저를 대상으로 TL 베타테스트를 진행했다. 기대가 컸던 만큼 많은 유저가 TL을 플레이했다. 하지만 리니지와 유사한 게임 플레이 방식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베타테스트에 참여했다고 밝힌 한 유저는 "이번에는 다를 줄 알았는데 (TL이) 그냥 '리니지3'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TL 공개에 앞서 리니지 등 기존 대표작들과의 차별화를 강조했다. TL이 기존작과 달리 유저가 게임 플레이를 통해 보상을 획득하고 이를 통해 이용자 부담을 낮출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0일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글로벌 시장의 특성에 따라 보편성을 감안한 비즈니스모델(BM)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며 "초반에 매출이 집중되는 매출 커브와 다르게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도 TL에 대한 기대가 컸다. 미래에셋증권은 TL의 올해 일평균 매출액이 1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대형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인 프라시아전기, 아키에이지워, 나이트크로우 등의 연이은 출시로 기존작 매출 감소 심화가 불가피하다"면서도 "TL 성과가 이를 충분히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가 엔씨했다"…흥행 실패 반복하나

과거 엔씨소프트는 리니지식 운영 구조에서 탈피한 신작들을 내놨다. '블레이드&소울2', '트릭스터M' 등이다. 하지만 블레이드&소울2는 리니지 세계관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트릭스터M은 리니지와 비슷한 과금 모델로 유사해 유저들이 등을 돌렸다.

게임주는 통상 신작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주가가 상승한다. 출시 전 신작이 호재로 작용하는 게 일반적인데 TL의 경우 올 하반기 출시가 예정돼 있음에도 시장에선 벌써부터 실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증권가는 TL 흥행에 대한 확실한 근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한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신작의 흥행 여부를 지금 판단하기에는 성급한 면이 없지 않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TL이 이용자들로부터 어떤 방법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작뿐 아니라 엔씨소프트의 매출 감소도 뼈아프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IP 모바일 게임의 매출 순위가 하락하고 있다. 이날 구글 플레이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에서 리니지M, 리니지W, 리니지2M은 각 2, 4, 7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 2, 5위를 기록했던 것과 대비된다.

이미 엔씨소프트는 1분기 부진한 실적을 냈다. 1분기 엔씨소프트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39.4% 감소한 4788억원, 영업이익은 66.6% 감소한 816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 매출을 달성했으나 이익 증가가 아닌 변동비 감소가 원인이었다는 분석에 증권가는 엔씨소프트를 보수적으로 판단했다.

전망도 밝지 않다는 게 증권가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리니지 시리즈 게임 매출 순위는 3월 말부터 하락하기 시작하는 가운데 경쟁 신작들이 연달아 출시되면서 비상이 걸린 상황"이라며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TL의 흥행 부담이 가중됐다"고 말했다.

김진석 기자 wls74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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