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고정' 중도상환수수료 낮춘다…은행 고정형 비중 미달시 페널티(종합)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TF 제9차 실무작업반]
DSR에 변동금리 위험성도 반영하도록…산정체계 정교화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은행권 경엉·영업관행·제도개선 TF 9차 실무작업반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2023.5.25/뉴스1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금융당국이 고정금리를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손본다.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대환 대출 시 중도상환수수료 부담을 완화키로 했다. 또 은행권의 자체적인 고정금리 대출 상품 확대를 위해 고정금리 대출 최소비중을 설정해 미달한 은행에는 일종의 '페널티'를 부과할 방침이다.

25일 금융위는 전날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 제9차 실무작업반'을 열고 '가계부채 질적 구조 개선을 위한 고정금리 대출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김태훈 금융위 금융정책과 거시금융팀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최근 2년을 제외하고 급격히 금리가 상승한 경우가 많지 않고, 상당 기간 저금리가 지속된 상황에서 금리 상승기에 이자 부담이 높아질 거라고 인식하는 소비자들이 많지 않다"며 "당장 낮은 금리를 찾기 때문에 변동금리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현 상황을 짚었다.

◇고정금리 대출에 대한 금융소비자 선호유인 강화

금융위는 고정금리 대출 산정체계 점검을 실시하고 업계와 협의를 거쳐 금리산청체계의 합리성·일관성을 제고하기로 했다. 가격적인 측면에서 고정금리의 매력도를 높여 소비자들의 선택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먼저 고정금리 대출에 대한 과도한 중도상환수수료 부담을 완화하고, 차주가 고정금리로 쉽게 전환할 수 있도록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 대출 대환 시 중도상환수수료 완화를 협의했다.

또 여신심사체계를 정교화해 변동금리의 위험성을 반영한 대출한도 등을 산정할 방침이다. 향후 이자율 상승이 차주상환능력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대출취급시점의 이자율에 더해 가산금리를 부과해 DSR 한도를 심사한다는 설명이다.

김 팀장은 "DSR의 기본적인 정신은 차주들이 부담할 수 있는 수준을 나타내는 데 있는데, 현재 DSR 산정 체계는 상환액이 매년 일정하다는 가정"이라며 "변동금리로 설정했을 땐 금리 변동에 따른 위험성도 감안해 실제 부담하는 위험을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도록 산정체계를 정교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권 고정금리 대출 최소비중 설정…미달시 페널티

금융위는 은행 자체 고정금리 대출 공급을 위한 유인체계도 마련키로 했다. 먼저 장기·고정금리 대출 확대를 위한 '신 고정금리 목표비중 행정지도'를 실시하고, 당초 혼합형(일정기간 고정·이후 변동) 대출확대에서 '장기·고정금리'(순수고정+5년주기형 등) 확대를 목표로 운용방향을 개편했다.

고정금리 목표 비중과 함께 최소수준 지표를 신설해 목표 비중 달성을 위한 유인을 제공하는 반면, 최소수준 미달성시 일종의 페널티(이행계획 징구 등 은행지도)를 부과하기로 했다. 목표비중·최소수준 등은 관계기관 및 민간 전문가 등 협의 통해 연 1회 설정한다.

금융사 자체적으로 고정금리 대출을 취급할 수 있도록 과도한 변동금리 취급 시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주신보) 출연료를 추가 부과하고, 고정금리 목표 달성에 따른 주신보 출연료 우대 폭을 확대(0.06%p→0.10%p)하는 등 유인체계를 강화한다.

금융기관별 변동금리 대출실적은 예금보험료 차등 평가 보완지표로 반영한다. 금융위는 2024년 보완지표로 변동금리 대출실적을 반영하고, 보완지표는 변동금리 비중과 개선 노력 등을 고려해 설정할 계획이다.

김 팀장은 "은행이 고정금리 대출 최소 비중 미달시 페널티를 부과한다는 표현보다는 은행권과의 소통을 강화해나가겠다는 의미"라며 "각 은행마다 사정이 있기 때문에 은행이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소비자들에게 이익을 주는 방향으로 지도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주금공 역할 다변화해야…민간 고정금리 대출 공급도 지원

금융위는 정책금융기관(한국주택금융공사)의 역할도 당초 정책모기지 공급, MBS 발행지원 중심에서 민간의 자체 고정금리 상품 확대를 지원하도록 다변화를 꾀한다.

은행권 자체 고정금리 대출을 위한 적격기준 등 마련하고, 필요시 민간 장기채(커버드본드 등) 시장 활성화를 위해 신용보강 등을 지원한다. 그간 협약기관이 아니었던 상호금융권도 주금공 협약기관에 추가하고, 2금융권의 정책모기지 취급 유인을 확대키로 했다.

또 주금공 MBS 발행물량을 단계적으로 조정해 커버드본드 수요를 확보할 예정이다. 한정된 MBS 수요를 고려해 주금공 MBS 발행물량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기존 주금공 MBS 투자기관(은행, 보험, 연기금)이 커버드본드 등에 투자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는 커버드본드 등으로 금융기관의 충분한 금리리스크 대응이 어려운 경우를 대비해 이자율스왑 전문 금융기관인 '스왑뱅크' 설립 등 고정금리 대출취급시 리스크 완화방안도 검토했다. 세부설립방안(세부기능, 재원마련 등)에 대한 검토와 연구용역 등을 바탕으로 향후 설립을 추진한다.

아울러 금융기관의 커버드본드 발행 유인 강화, 발행·투자 인프라 개선, 투자자 다변화 등을 통해 커버드본드 등 장기채권 시장 활성화에도 나선다. 금융사의 커버드본드 발행 유인 확대를 위해 △장기채권에 대한 예대율(원화대출금/원화 예수금+커버드본드+CD) 규제 완화 △주신보 출연요 우대제도와 연계 등도 지원한다.

금융위는 금융기관이 변동금리대출의 위험성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도록 건전성 및 소비자 보호 강화방안 등도 검토키로 했다. 변동금리대출과 고정금리대출의 특성을 고려해 예대율 등 건전성 규제를 차등 적용하는 방안과 가계 부문 경기대응완충자본 도입도 검토할 예정이다.

김 팀장은 "결국 고정금리의 매력도를 높여 소비자의 선택을 받도록 하는 게 목표인데 당장 내일부터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아지는 등의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긴 힘들 것"이라며 "다만 당국 차원에서 금리 산정 체계를 점건하고,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는 노력을 병행해 성공적인 사례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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