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해체로 다시 선명해지는 가족의 의미…‘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영화리뷰]
저마다의 사연으로 집과 터전을 잃었거나 홀로 남겨진 우주 떠돌이들이 서로를 믿고 의지하면서 또 하나의 가족을 이루는 이야기. 지난 3일 세 번째 챕터가 개봉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를 지탱하는 힘은 가족 서사에서 출발한다. 공교롭게도 영화는 가족의 의미를 곱씹어보게 하는 가정의 달 5월에 관객과 만나고 있어 흥미를 더한다.
우주의 부랑자들이 서로를 가족처럼 여기게 된 과정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담아냈던 1편, 가족 내에서도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 가족 구성원 사이의 유대감을 들여다봤던 2편에 이어 찾아온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이하 ‘가오갤’)는 시리즈의 마무리에 걸맞게 피할 수 없는 가족의 해체와 종말을 담아낸다.
피터 퀼(스타로드), 드랙스, 가모라와 맨티스 등 시리즈를 함께해온 이들은 각자 꾸려나갈 삶의 남은 페이지를 위해 홀로서기를 택한다. 떠날 이는 떠나고, 남은 이는 또 다른 이들과 연대한다. ‘가오갤’은 분명 가족의 끝을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지만, 흥미롭게도 이들에게 끝은 없다. 종착지가 없다는 표현이 조금 더 정확하다. 마음을 정박할 곳을 찾지 못한 존재들은 서로 의지하며 잠시나마 위안을 얻었지만, 집단이 해체된 이후엔 어디로 향할 수 있을까.
과연 무엇을 가족이라고 부르고, 누구를 가족 구성원으로 여겨야 하며, 가족이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면 어떻게 될까? 이때 가족이 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살피기보다 가족이 없을 때를 바라보는 게 중요하다. 영화 속에서 피터가 목숨을 걸고 회수해온 마이크로소프트의 MP3플레이어 준(Zune)에 담긴 음악을 떠올려 본다. 로켓은 피터가 지구에서 가져온 음악을 듣는다. 관객도 그 음악을 함께 듣는다. 피터는 지구에서 자신을 길러준 할아버지를 만나러 로켓의 곁을 떠났지만 그의 음악이 남았다. 보이지 않아도 연결돼 있다는 감각을 환기할 수만 있다면, 별다른 수식어가 필요하지 않다.
곁에 있지 않을 때 오히려 선명해지는 게 가족이다. 가족은 구구절절 표현을 더해가며 설명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니라 각자 온몸으로 느껴야만 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가오갤 시리즈가 3부작으로 빚어낸 가족이 해체되는 모습. 이 서사가 오히려 가족이라는 울타리의 의미를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지 돌아보게 한다.
송상호 기자 ssh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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