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헉…시작하겠습니다" 홍사빈, '화란' 오디션 중 뜀박질 왜? [인터뷰M]

이호영 2023. 5. 25.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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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칸=iMBC연예) '화란' 홍사빈이 오디션 중 돌발 행동을 했다. 그야말로 당돌한 신인의 등장이다.

iMBC 연예뉴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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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회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Un Certain Regard) 부문에 송중기, 홍사빈, 김형서(가수 비비)의 영화 '화란'(김창훈 감독)이 공식 초청됐다. 이와 관련 인터뷰가 프랑스 남부 칸에서 진행됐다.

'화란'의 이야기는 미래도 희망도 없는 마을 명안시에서 시작된다. 열일곱 살 연규(홍사빈)는 이곳을 벗어나본 적이 없다. 의붓아버지의 폭력을 견디며 엄마와 함께 네덜란드로 가겠다는 일념으로 돈을 모은다. 마찬가지로 명안시에서 나고 자란 치건(송중기)은 이제 범죄 조직의 중간 보스가 됐다.

지옥이라는 것을 일찍부터 깨달은 치건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치열하게 세상과 맞서 버텨왔다. 연규는 이복 여동생 하얀(김형서)을 지키려다 싸움에 휘말리고, 합의금을 위해 치건의 도움을 받는다. 그렇게 연규와 치건은 보스와 부하로 얽혀 서로를 위험한 상황으로 끌고 내려간다.

신인 홍사빈은 대선배 송중기보다 역할 비중이 큰 인물 연규를 연기한다. 송중기 역시 iMBC연예와 만나 "홍사빈 원탑(TOP) 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귀띔했다. 이와 관련 홍사빈은 오디션 당시 비화를 밝혔다. 그는 "'화란'이라는 영화가 제작된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다. 진작부터 욕심을 냈던 작품이다. 내 이름이 캐스팅 보드에 리스트업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정식 오디션 전 엄청난 분량의 대사를 매일 매일 외워 완벽하게 내 것으로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연출진이 거친 호흡이 필요한 장면을 요구하시더라. 용기를 내어 잠시 밖에 나갔다 와도 되는지 여쭸다. 계단을 빠르게 오르락내리락하고 다시 돌아와 연기했다. 더 현장감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과할 수 있는 행동이었지만, 그만큼 작품과 역할이 고팠다. 최종적으로 캐스팅이 됐다는 연락을 받고서는 엄청나게 울었던 기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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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쫓는 소년 연규. 홍사빈은 그런 연규가 너무나도 탐났다고. 이유를 묻자 "당연히 20대 남자 배우라면 무조건 도전하고 싶은 역할일 거다. 관객에게 아주 치열할 과정을 통해 희망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내 손짓, 발짓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아주 멀리 보더라도, 내 배우 생활 중 좋은 흔적을 남길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며 "작품 속에서 연규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 좌절한다. 다시 정신을 바짝 차리고 희망을 갈구한다. 속상한 상황에 놓인 관객들이 우리 작품을 보고 조금이나마 위로받고, 희망을 품길 바란다"고 밝혔다.

연기에 정답은 없다. 담대한 신예 홍사빈의 오디션 일화는 연기법과도 일맥상통했다. 부딪혀 깨질지라도 일단 직진한다. 작품 속 연규는 수많은 상황과 마주해 선택의 갈림길에 선다. 연규의 선택을 홍사빈도 공감했나 묻자 "나의 인생과 연규의 현실은 다르다. 그러니 그의 선택도 아마 나와는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온 마음으로 공감하기보다는 이해하고 일단 부딪혀 그야말로 연기를 하려 노력했다. 당연히 잘 짜여진 극본대로 흘러가는 연규의 행동들이니, 부족한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내면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당장은 공감하지 못하더라도 뒤늦게 그의 감정에 젖어 들어 느끼기도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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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사빈은 스스로에게 당근보다는 채찍을 주는 배우다. 자평해 달라니 콤플렉스 덩어리란다. 거기서 그쳤다면 도태됐을 테지만, 결점을 받아들이고 오답노트를 쓴다니 앞날이 창창해 보인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연기의 꿈이 있었다. 극장에 가는 시간이 많았다. 자연스럽게 꾼 꿈이다. 하지만 인문계 대학을 썼고, 연극영화과는 하나밖에 쓰지 않았다. 그때까진 괜히 배우가 되고 싶은 마음을 들키는 게 창피했다"며 "우연히 쓴 연극영화과 대학교가 합격하고 진학했다. 그간 철저한 시스템 아래에서 연기를 준비한 친구들에 비해 형편없는 나를 발견했다. 속으로 매일 좌절했다. '학교에서 살았다'는 표현을 자신 있게 할 수 있을 정도로 연습했다. 그것뿐이 할 줄 아는 게 없는 나였고, 나름의 노력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모든 순간이 나에게는 컴플렉스였다. 부족하다 생각했고, 왜 나는 못했을까 아쉬워한다. 하지만 그 과정 자체가 배우 활동의 원동력인 거 같다. 그래서 연규처럼 크나큰 컴플렉스를 지닌 인물들을 사랑한다. 어쩌면 이 부족한 아이를 관객에게 납득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며 행복한 비명을 지른다"고 덧붙였다.

배짱 넘친다. 변수는 혹자에게 골칫거리지만, 홍사빈 앞에서는 재미거리가 된다. 연기를 하며 가장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순간을 묻자 "예상할 수 없다는 것. 집에서 수백 번 상상하고 읊어 연습하지만, 촬영날 비가 올 수도 있고 현장의 모양이 예상과 다를 수 있다. 그런 변수가 난 재밌다. 그리고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만난 배우가 자연스럽게 카메라 앞에 서 충돌하고 부딪혔을 때 나오는 시너지를 마주하면 희열을 느낀다"고 답했다.

iMBC 이호영 | 사진출처 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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