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증시’ 해외자본이 몰려온다

2023. 5. 25.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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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5일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한·미 금리차가 역대 최대로 유지된 가운데, 금리 역전에도 자본 유입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미 역대 최대 수준에 이른 한미 금리차에도 외국인 투자세가 강력한 현재 상황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본다"면서도 "자본시장은 '추가 악재'와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하는데, 이런 부정적 재료들이 쌓이는 것은 분명 국내 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추가 투자를 주저하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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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역대 최대 금리차이에도
기업 펀더멘털 개선 기대감
작년 7월이후 100억달러 유입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5일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한·미 금리차가 역대 최대로 유지된 가운데, 금리 역전에도 자본 유입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경제가 과거와 달리 단순히 금리 역전으로 자본 유출을 걱정할 만큼의 취약성은 벗어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반도체 등 국내 산업의 향후 실적 개선에 베팅하는 투자자와 원화 강세에 따른 환차익을 노린 자금이 확대된 영향도 있다는 해석이다.

▶한·미 금리 역전에도 100억달러 순유입=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된 지난해 7월 이후에도 100억달러 가까운 증권투자자금이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미국의 정책(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으면 외국인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미국의 국가 신용 등급이 한국 대비 우월하고 경제 체력도 튼튼해 한국이 더 높은 금리 수준을 보여야 투자 매력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 신용 등급은 ‘Aa2’로, 최고 등급인 미국(Aaa)보다 두 단계 낮다.

증권가에선 금리 역전에도 한국 경제 및 기업의 펀더멘털 개선 기대감이 자금 유입을 이끈 것으로 평가했다. 전 세계 주요국의 긴축이 마무리될 것이란 예측에 제조업 기반의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도 우호적으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선진국이 긴축을 가속했던 구간이 멈추고, 제조업이 경기 바닥을 보이면서 제조업 기반의 한국 경제와 기업 모두 긍정적으로 변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식시장에선 반도체 업종에 대한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 올해 들어 외국인은 주식시장에서 11조원 넘게 순매수했는데, 이 중 9조1980억원이 삼성전자에 집중됐다.

▶원화 강세 기대, 일·중보다 높은 금리에 투자 매력↑=원화 강세 전환에 대한 기대감도 한국에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소다. 환율이 하락할 경우 투자 자산과 별개로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원화 강세 전망이 우세하면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입되는 경향이 있다. 지난해 9월에도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까지 치솟자 외국인 자금이 16억5000달러 유출된 뒤, 10월 환율이 고점을 찍으면서 24억9000달러 유입으로 전환했다.

최근 외국인 자금 순유입으로 전환한 채권 투자에선 한국의 금리 수준이 미국 대비 낮지만,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매력적인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3.5%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3.736%)를 하회하고 있지만, 중국(2.832%), 일본(0.405%), 독일(2.457%)과 비교하면 높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만 보면 한국보다 금리가 높지만 글로벌 분산투자라는 관점에서 한국은 금리 레벨이 상대적으로 높은 나라”라며 “한국과 미국만 선택지라면 미국을 선택하는 게 맞겠지만 글로벌 관점에서 봤을 땐 한국도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부채한도 협상·경기침체 우려’ 외풍...금리차 확대 우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6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점은 우려 요인이다. 이날 한은 금통위는 현재 3.50%인 기준금리를 유지해, 2월부터 3연속 동결을 이어갔다. 반면, 같은 날 연준이 공개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따르면 위원들이 향후 금리에 대한 뚜렷한 견해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선 시장 불확실성을 높이는 외풍이 잇달아 불어오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의 채무불이행(디폴트)가 8일 앞으로 다가왔으나 백악관과 공화당의 협상 타결 소식은 여전히 전해지지 않고 있다.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는 4분기 경기침체 시작 가능성을 제기되기도 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미 역대 최대 수준에 이른 한미 금리차에도 외국인 투자세가 강력한 현재 상황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본다”면서도 “자본시장은 ‘추가 악재’와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하는데, 이런 부정적 재료들이 쌓이는 것은 분명 국내 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추가 투자를 주저하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제인·신동윤 기자

ey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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