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큰롤의 전설’ 티나 터너 별세 “음악계 큰 별이 졌다”
‘로큰롤의 전설’으로 불리며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시대를 풍미했던 팝스타 티나 터너가 24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3세.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터너의 대리인은 이날 “오랜 투병 끝에 터너가 스위스 취리히 인근 퀴스나흐트에 있는 자택에서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터너는 로큰롤 장르의 문을 연 개척자로 꼽힌다. 1958년 데뷔해 30여 년간 활동하며 수많은 명곡을 남겼다. 특히 폭발적인 가창력과 화려한 무대 퍼포먼스로 큰 사랑을 받았다.
1939년 11월 미국 테네시주 브라운스빌의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그의 본명은 애나 메이 불럭이었다. 이혼한 어머니를 따라 세인트루이스로 이사해 고등학교에 다녔는데, 이곳에서 싱어송라이터이자 기타리스트 아이크 터너의 밴드 공연을 보러 갔다가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공연 쉬는 시간에 마이크를 잡고 노래하는 모습이 밴드의 눈에 띄면서 그는 곧바로 객원 가수로 발탁됐다.
아이크 터너는 만화 <정글의 여왕> 주인공 이름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그에게 티나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이후 밴드 이름을 ‘아이크 앤드 티나 터너’로 바꿔 듀오 활동을 펼쳤고 1962년 결혼까지 했다.
16년간 둘은 함께 활동하며 많은 히트곡을 냈지만, 아이크 터너의 끊임 없는 폭력과 학대로 결혼 생활은 종지부를 찍었다. 그는 회고록에서 “1976년 폭력을 견디다 못해 남편이 잠든 사이 도망쳤다”며 “주머니엔 36센트와 주유 카드가 전부였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40대에 접어든 터너는 솔로 가수로 데뷔해 수년간 어려움을 겪었지만, 동료들의 도움으로 여러 무대에 오르며 입지를 다졌다. 1984년 발표한 앨범 ‘프라이빗 댄서’가 대유행하면서 재기에 성공했다. 이 앨범의 대표곡 ‘왓츠 러브 갓 투 두 위드 잇’으로 1985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올해의 레코드 등 3개 부분을 석권했다. ‘아이크 앤 티나 터너’ 시절까지 포함할 경우 통산 12회 그래미를 수상했다. 음반 판매량은 전 세계 1억5000만여장에 달한다. 1988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펼친 공연은 18만명의 관객을 동원해 당시 솔로 가수로서는 최다 유료 관객 기록을 세웠다.
1991년 아이크 터너와 함께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고, 2001년에는 솔로 가수로 다시 헌액됐다. 2005년엔 케네디 센터 공로상을, 2018년에는 그래미 평생 공로상을 받았다. 미국 대중음악 매체 롤링스톤은 터너를 역대 최고 음악인 100인에서 63위로 꼽았다.
그는 2008년 영국 데일리메일 인터뷰에서 “내 음악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처럼 들리지 않는다. 여전히 강하게 서 있다. 나처럼”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카린 장피에르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슬픈 소식”이라며 “그를 사랑한 공동체와 음악산업에 막대한 손실”이라고 애도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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