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3차 발사, 성공과 실패 이분법에서 벗어나야 [핫이슈]

김인수 기자(ecokis@mk.co.kr) 2023. 5. 2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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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실패는 여정의 당연한 일부
반복 발사로 경험·축적이 중요
발사체 시장 1위 스페이스X는
스타십 폭발 때 오히려 축하

24일로 예정됐던 누리호 3차 발사가 연기되자 성공이냐 실패냐에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로켓 발사의 성격을 고려할 때 이제는 성공이냐 실패냐라는 이분법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

발사체는 반복 발사가 기본이다. 1차 발사에 성공해도 후속 발사는 잇따라 실패할 수 있다. 미국 아틀라스I호는 1차 발사는 성공했으나 2·4·5차 발사는 실패했다. 유럽·중국·일본 역시 첫 발사 성공 이후 잇따라 실패한 경험이 있다. 중요한 건 반복 발사를 통해 기술과 경험을 축적하며 혁신을 지속해나가는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도 이를 강조한다.

누리호가 23일 발사대에 고정돼 기립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발사체 시장의 65%를 장악하고 있는 스페이스X를 예로 들어보자. 지난달 20일 화성 탐사 목적의 발사체 ‘스타십’이 발사 후 몇 분이 채 지나지 않아 폭발했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창업자는 트위터를 통해 “스타십의 흥분되는 시험발사를 해낸 스페이스X팀을 축하한다”라고 했다. 그는 “몇 달 후 있을 다음 시험 발사를 위해 많은 것을 배웠다”라고도 했다. 스페이스X 역시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 “이런 시험 발사에서 우리가 배운 것을 통해 성공이 나올 수 있습니다. 오늘의 테스트는 스타십의 신뢰성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만약 스페이스X가 발사 실패에 좌절하고 지속적인 도전을 하지 않았다면 오늘의 성공도 없었다. 발사체를 회수해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해 발사 비용을 우주왕복선의 30분의 1로 낮추지도 못했을 것이다.

누리호는 이번 3차 발사 외에도 2025년에는 차세대 중형위성을, 2026년과 2027년에도 초소형 위성 5개씩을 싣고 우주로 날아갈 예정이다. 그때마다 번번이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성공이든 실패든 긴 여정의 일부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다. 성공했다고 지나치게 흥분할 이유도, 실패했다고 좌절할 이유도 없다. 오히려 실패했을 때 연구자들에게 더 많이 손뼉을 쳐야 한다. 실패는 그들이 어려운 도전에 나섰다는 증거다.

일본의 전설적인 경영자 혼다 소이치로는 “성공은 99%가 실패다 (Success is 99% failure)”라고 말했다. 토머스왓슨 IBM 창업자는 “더 빨리 성공하려면 더 많은 실수를 하라”고 말했다. 우리의 진짜 문제는 실패를 지나치게 겁내 너무 적게 실수하고 실패한다는 것이다. 우주로 향한 우리의 여정은 계속되어야 한다.

김인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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