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품 진열대도 ‘이념 전쟁터’···성소수자 제품 전면배치한 유통사 ‘봉변’
상품 던지고 직원 위협 등 반발에 ‘백기’

미국 대형 유통사인 타깃(Target)이 ‘성소수자(LGBTQ) 인권의 달’(프라이드 먼스)인 6월을 앞두고 관련 상품을 매장 전면에 배치했다가 거센 항의를 받고 계획을 철회했다. 성소수자를 둘러싼 미국의 이념전쟁이 격화하는 모습이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타깃은 이달 초부터 미 전역 매장에 트랜스젠더 전용 의류와 생활용품, 액세서리, 서적 등을 진열했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결국 백기를 들었다. 타깃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올해 컬렉션을 매장에 선보인 이후 직원들의 안전에 영향을 미칠만한 위협을 겪었다”며 “이 불안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해당 상품을 매대에서 내리거나 후면으로 이동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케일라 카스타네다 타깃 대변인 또한 “고객과 매장 직원 사이에 대립이 발생하고 일부 상품이 바닥에 내팽겨쳐지는 일들이 다수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타깃 측은 구체적인 품목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외신들은 ‘성별재지정(성전환) 수술을 받지 않은 트랜스 여성들을 위한 수영복’이 대표적인 제품이라고 보도했다. 이 제품을 만든 업체는 영국 런던에 기반을 둔 앱프랄렌으로, 로이터통신은 “현재 타깃 온라인몰에서 앱프랄렌 제품을 검색하면 결과가 ‘0’으로 나온다”고 전했다.
USA투데이는 타깃이 미국 맥주 업체인 버드라이트의 사례를 참고해 대응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버드라이트는 앞서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별재지정을 진행하고 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플루언서 딜런 멀바니와 함께 마케팅을 진행했지만, 강력한 불매운동에 직면한 바 있다. 당시 버드라이트 모기업 앤하이저부시(ABI) CEO까지 직접 나서 진화 작업을 펼쳤다.
AP통신은 “타깃과 월마트 등 일부 소매업체는 지난 10년간 프라이드 먼스에 앞서 성소수자 상품 배치를 꾸준히 확대해왔다”며 “올해는 미성년자 성전환 수술과 트랜스젠더 여성 스포츠 출전 등과 관련한 입법이 논란이 되면서 소비자들이 더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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