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극장은 도시의 미래다 [사람IN]

김동인 기자 2023. 5. 25. 06:1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강원도 원주시 구도심에는 1963년에 문을 연 오래된 극장 건물이 하나 있다.

전국에 몇 남지 않은 단관 극장으로 그동안 원주시 문화재생사업의 거점으로 운영되던 곳이다.

아카데미극장 철거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철거 결정 과정에 문제를 제기한다.

반면 아카데미극장 철거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생태계, 원주라는 도시만의 문화적 자산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시사IN〉이 주목한 이 주의 사람.  더불어 사는 사람 이야기에서 여운을 음미해보세요.

강원도 원주시 구도심에는 1963년에 문을 연 오래된 극장 건물이 하나 있다. 아카데미극장. 전국에 몇 남지 않은 단관 극장으로 그동안 원주시 문화재생사업의 거점으로 운영되던 곳이다. 1960년대 한국 극장 건축의 미학이 남아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이곳이 최근 철거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해 취임한 원강수 원주시장이 이곳을 허물고 야외공연장과 주차장을 만들겠다고 선언하면서다.

원주시가 주장하는 극장 철거 논리는 안전이다. 건물 안전진단 결과 D등급이라 철거해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약 5억원을 들이면 보수가 가능하며, 이미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유휴공간 문화재생사업’으로 선정되어 30억원 지원도 가능한 상황이다. 리모델링 후 문화재청 등록문화재 등록도 할 수 있다. 각종 지원금을 포기하면서까지 원주시는 철거를 밀어붙이고 있다.

아카데미극장 철거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아카데미의 친구들’(왼쪽부터 신동화·오현택·박지혜 공동 수호대장). ⓒ시사IN 이명익

시민들이 팔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지난 2월 결성한 '아카데미의 친구들'(사진 왼쪽부터 신동화·오현택·박지혜 공동 수호대장)은 원주시민 250여 명이 모인 시민단체다. 이들 외에도 80여 개 시민단체가 아카데미극장 철거 반대에 목소리를 더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5월11일 기자회견에서 “극장 보존과 철거라는, 극단적인 주민 대결과 반목 조장을 중단하고 토론과 조정을 통해 화합의 방안을 만들라”고 요구했다.

아카데미극장 철거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철거 결정 과정에 문제를 제기한다. 시민의 목소리를 경청하지 않고 원강수 시장과 원주시가 독선적으로 밀어붙였다는 것이다. “여론조사나 정책 토론회, 의견 수렴 절차가 없이 시장 마음대로 밀어붙이면 된다는 태도에 화가 났다(박지혜).” “시에서 임명한 문화도시 위원장이 우리와 만난 자리에서 ‘문화는 방에서 할 수 있다’는 말을 남겼다. 시는 철거 반대 여론을 소수로 여기고 있다(오현택).”

1963년 개관해 관객 600여 명을 수용하던 원주 아카데미극장. 지난해까지 각종 상영 프로그램이 운영되었으나 지금은 원주시의 폐쇄 결정으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다. 원주시는 이곳을 허물어 야외공연장과 주차장을 짓겠다고 선언했다. ⓒ시사IN 이명익

극장에 대한 논쟁은 곧 도시의 미래에 대한 논쟁으로 이어진다. 원강수 시장 체제에서 원주시는 자동차와 도로, 주차장 위주의 도시를 중시한다. 반면 아카데미극장 철거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생태계, 원주라는 도시만의 문화적 자산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긴다. 아카데미극장을 지키는 의미에 대해 신동화 수호대장은 이렇게 말했다. “부족한 문화 인프라는 지방 도시에서 청년인구가 유출되는 주된 이유다. 지역마다 청년세대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극장을 없애고 문화·예술 생태계를 말살시키는 것이 청년을 위한 정책인지 의문이다. 이대로 묵인했을 때 이 도시에서 살아갈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했다.”

4월29일 시민단체 '아카데미의 친구들' 회원들이 아카데미극장 철거에 반대하며 시민 행진을 하고 있다. ⓒ아카데미의 친구들 제공

 

김동인 기자 astoria@sisain.co.kr

▶읽기근육을 키우는 가장 좋은 습관 [시사IN 구독]
▶좋은 뉴스는 독자가 만듭니다 [시사IN 후원]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