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부터 공시제도 확 바뀐다…“새로운 IR 전략 필요”

최훈길 2023. 5. 2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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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부터 기업 재무공시가 강화됩니다. 상장사 경영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공시 중요성이 갈수록 점점 중요해질 것입니다."

나국현 삼일회계법인 파트너는 24일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열린 '2023 이데일리 IR 아카데미'에서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국제표준 전산 언어(XBRL) 재무공시 단계적 선진화 방안' 파장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나 파트너는 "재무공시 의무가 확대되면 ESG 정보도 더 투명하게 공개될 것"이라며 "ESG 공시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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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이데일리 IR 아카데미, 기업 전략 모색
금감원 XBRL 재무공시 하반기부터 확대 적용
ESG 공시 의무화 논의, 공시 위반 점검 강화도
“공시 시스템 정비, 주주와의 원활한 소통 중요”

[이데일리 최훈길 김응태 이용성 기자] “올해 하반기부터 기업 재무공시가 강화됩니다. 상장사 경영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공시 중요성이 갈수록 점점 중요해질 것입니다.”

나국현 삼일회계법인 파트너는 24일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열린 ‘2023 이데일리 IR 아카데미’에서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국제표준 전산 언어(XBRL) 재무공시 단계적 선진화 방안’ 파장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금감원 XBRL 태스크포스(TF)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나 파트너는 “공시 업무 변화에 맞춰 새로운 IR(기업 설명) 전략과 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XBRL은 기업의 종합적인 재무공시를 위한 국제표준 전산언어다. 현재는 비금융업 상장사의 재무제표 본문만 XBRL 데이터로 공시한다. 하지만 모든 상장법인과 일부 비상장법인도 3분기 보고서부터 ‘재무제표 본문’에 XBRL를 의무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2조원 이상 상장법인은 내년 3월까지 제출해야 하는 2023년 사업보고서부터 ‘재무제표 주석’에도 XBRL을 적용해야 한다.

금융감독원 공시심사실 김시림 수석조사역(왼쪽부터), 나국현 삼일회계법인 파트너, 차바이오텍 최상필 IR공시팀장이 24일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열린 ‘2023 이데일리 IR 아카데미’에서 강연했다. (사진=이영훈 기자)

이렇게 되면 투자자가 기업 재무정보의 ‘민낯’이 보다 상세하게 드러나게 된다. 나 파트너는 “소송, 우발부채를 비롯한 세부 부채 내역, 구체적인 종속·관계기업, 온실가스 배출 현황 등 모든 상장사의 상세한 재무정보가 공개되는 것”이라며 “‘실적 1등부터 꼴찌까지 알려줘’라고 입력하면 1분도 안 돼 기업 순위가 나와, 기업 간 비교가 가능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공시와도 연계될 전망이다. 나 파트너는 “재무공시 의무가 확대되면 ESG 정보도 더 투명하게 공개될 것”이라며 “ESG 공시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는 오는 6월 말에 국제표준 ESG 공시기준 최종안을 발표한다.

최종안 발표 이후 금융위원회는 올해 하반기부터 우리나라 기업에 적용할 ESG 공시기준을 본격 마련한다. 2025년에는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 2030년에는 전체 코스피 상장사에 ESG 의무공시 규제가 적용될 전망이다. 나 파트너는 “기업이 공시 업무의 시스템 준비를 강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2023 이데일리 IR 아카데미’가 24일 오후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이렇게 공시가 강화되면 금감원의 공시위반 점검도 강화될 전망이다. 금감원이 집계한 지난해 ‘조치유형별 제재현황’에 따르면 상장사들의 공시위반은 88건으로 나타났다. 경고·주의가 66건으로 가장 많았고 과징금은 18건, 증권발행제한은 4건이었다. 중과실의 경우에는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 오르게 된다.

금감원 공시심사실 김시림 수석조사역은 “공시는 합리적인 투자 판단에 필요한 기업 내용을 신속·정확·충분하게 하는 게 목적”이라며 “금감원은 주가에 영향을 미치려고 하는 게 아니라 투자 위험을 최대한 줄이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이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투자 리스크 요인을 공개하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피겠다는 것이다. 관련해 김 수석은 기업이 대비하는 전략에 대해 “기업이 주석 등에 충분히 경영 정보를 기재하는게 해법”이라며 투명한 공시를 강조했다.

모든 상장법인과 일부 비상장법인은 올해 3분기 보고서부터 ‘재무제표 본문’에 XBRL를 의무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자료=금융감독원)

아울러 기업이 주주들과 소통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투명하게 공시가 된 뒤 밀려오는 투자자들의 문의·요구에 원활하고 기민하게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차바이오텍(085660) 최상필 IR공시팀장은 “회사에서 공시의 중요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주주들에게 ‘회사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팀장은 “1분 이내에 각자의 회사를 설명해보는 연습도 해봤으면 한다”며 “이를 통해 주주들과 소통하는 역량을 키우고,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주주들을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훈길 (choigig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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