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축구? 이기는 축구!

멘도사(아르헨티나)/서유근 특파원 2023. 5. 25.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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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월드컵 현장에서

올드 팬들 기억 속에 김은중(44) U-20 대표팀 감독은 1998년 아시아 청소년선수권 스타다. 당시 그는 동갑내기 이동국(44)과 투톱을 이뤄 9골을 합작(이동국 5골, 김은중 4골)하며 우승을 이끌었다. 중학 시절 공에 눈을 맞은 후유증으로 왼쪽 시력을 잃고도 송곳 같은 결정력을 자랑, ‘샤프’라 불렸다. K리그를 대표하는 스트라이커로 성장, 대전과 서울, 제주 등에서 444경기를 뛰면서 123골 56도움을 올렸다. 하지만 성인 대표로는 A매치 15경기(5골) 출전에 그쳤다. 현역 시절 아쉬움이 남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감독으로 대표팀 한(恨)을 풀어보겠다”고 말했다. 현역 은퇴 후 대표팀에서 지도자 코스를 밟고 U-23 대표팀 코치를 거쳐 2021년 U-20 대표팀 신임 사령탑에 선임됐다. 당시 축구협회는 “그가 시도하려는 빠른 공격 전개와 전방부터 상대를 압박하는 적극적인 수비 전술이 우리 협회가 추구하는 철학과 부합한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프랑스와 가진 U-20(20세 이하)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은 그 도약의 첫 발이었다. 김 감독은 두 달 전 우즈베키스탄 U-20 아시안컵에선 주춤했다. 우승을 노렸지만 준결승에서 우즈베키스탄과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1대3으로 패한 것. 답답한 흐름에 공격이 세밀하지 못하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믿는 구석’이 있었다. 한국은 아시아 대회에서 준결승전까지 5경기 1실점만 하며 짜임새 있는 수비 조직력을 선보였다. 김 감독은 이를 바탕으로 이번 U-20 월드컵을 준비했다. 반복 훈련을 통해 수비를 더 단단히 만들고, 빠른 공격 전환을 통해 상대 뒤쪽 공간을 공략하는 것을 필승 전략으로 삼았다. 프랑스전 첫 골은 김용학(20·포르티모넨세)에서 이승원(20·강원)으로 이어진 순간적인 역습을 통해 나왔다. 선수들은 약속된 플레이였다고 입을 모았다. 김 감독은 “프랑스를 오랜 시간 분석 끝에 준비한 역습과 수비 전략을 선수들이 잘 수행해줬다”며 “경기에 뛰든 뛰지 않든 21명이 똘똘 뭉쳐서 뭘 해야 하는지 알고 경기에 임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김은중호는 프랑스전 승리에 취하지 않은 채 26일 오전 6시 2차전(온두라스)을 대비하고 있다. 김 감독은 “온두라스전에 100%를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멘도사(아르헨티나)=서유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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