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후퇴’했던 네타냐후 “사법정비 입법 다시 추진 중”

취재진 질문에 "야당과 협상 이루려 노력 중"
야권 지도자 "이제 네타냐후에 안 속아" 비난

14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예루살렘 총리실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예루살렘=AFP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국민의 강력한 저항 때문에 보류했던 사법정비 입법을 재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사법정비 입법 재추진에 대한 질문을 받자 “물론이다. 우리는 이미 재추진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야당과의 협상에서 합의를 이루려 노력 중이며 성공하길 바란다”고 부연했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우파 연정은 지난해 연말부터 사법부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입법을 밀어붙여 왔다. 네타냐후 총리의 사법 개편안은 사법부 인사에 있어 행정부 개입 권한을 대폭 확대하는 게 골자다. 사법부 장악 시나리오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야당과 법조계, 시민단체와 군인들까지 이러한 우파 연정의 시도를 ‘사법 쿠데타’로 간주하고, 대규모 반대 시위를 이어 왔다. 그러다 사법정비 입법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이 하루 만에 경질되자 시민들의 저항은 한층 거세져 결국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3월 말 입법 절차를 크네세트(의회) 여름 회기까지 연기하겠다고 발표하며 한발 물러섰다.

이날 네타냐후 총리가 사법정비 입법을 재개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자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야권 지도자인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헌법 전복 시도는 실현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제 네타냐후에게 속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의 위험한 발언에 대해 즉각적이고 공개적인 해명을 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유진 기자 iyz@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