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치마 두른 '한화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주가 부양 이끌까

윤정원 2023. 5. 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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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일 시초가 2080원에서 두 달째 내리막길 지속

미국 유명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출시를 주도한 한화그룹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햄버거 조리 과정을 포함한 서비스 전반을 실습했다. /한화

[더팩트|윤정원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의 행보가 거침없다. 지난 3월 인적분할된 한화갤러리아는 김동선 전략본부장이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진두지휘하며 성장가도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다만 주가는 여전히 1000원 대에 머무르는 형국으로 24일 종가는 1653원이다.

◆ 파이브가이즈·비노갤러리아 내달 론칭…김동선, 실습까지 참여

김동선 본부장은 지난 3월 31일부로 한화솔루션이 갤러리아 부문을 인적 분할하며 독립경영을 시작했다. 갤러리아 부문은 한화솔루션 100% 자회사였다가 2021년 한화솔루션에 합병된 지 2년 만에 다시 분리됐다. 지배구조가 기존 한화→한화솔루션→한화갤러리아 구조에서 한화→한화갤러리아로 단순화돼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갖추게 됐다.

시장에서는 인적 분할로 한화 승계 작업이 본격화했다고 풀이하고 있다. 김 본부장의 유통 쪽 사업 승계 차원이라는 해석이다. 김 본부장은 지난해 2월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부문 신사업전략실장으로 발령난데 이어 지난해 11월 전략본부장을 맡아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다음 달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론칭을 앞두고 브랜드 유치를 주도한 김 본부장은 직접 붉은색 유니폼에 앞치마도 두르고 나섰다. 김 본부장은 지난달 24일부터 이틀간 홍콩 내 주요 파이브가이즈 매장 2곳에서 진행된 현장 실습에 참여했다. 재료 손질부터 패티를 굽고 토핑을 올리는 조리 과정까지 실습했다. 한화갤러리아의 신사업 전략을 총괄하는 김 본부장이 직접 조리 과정을 포함한 현장 서비스 업무에 참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파이브가이즈는 미국을 중심으로 유럽, 아시아, 중동 등 23개 국가에서 18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인 수제 버거 전문점이다. 현재 아시아 지역에서 운영 중인 파이브가이즈 매장은 홍콩, 싱가포르, 중국, 말레이시아, 마카오 등이다. 한국은 파이브가이즈의 6번째 진출 지역이다.

한화갤러리아는 내달 1일 와인 자회사인 '비노갤러리아' 또한 설립할 예정이다. 비노갤러리아는 자본금 5억 원 규모의 완전자회사로 추진된다. 한화갤러리아는 기존 협력업체를 통해서 와인을 받았으나 비노갤러리아가 주류수입면허를 취득함으로써 와인을 직매입할 수 있게 됐다. 이에 한화갤러리아 와인 매장인 '비노494'에 와인을 공급하는 방향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한화갤러리아는 올해 하반기에는 스페인산 이베리코를 활용한 상품도 출시한다. 지난 1월 김 본부장은 스페인 세비아 북부 시에라 모레나 국립공원 내 이베리코 농장을 방문해 돼지들의 사육 환경과 품질을 확인했다.

◆ 2개월 연속 주가 내리막길…투자자들 불만 일색

다만 사업 확장에도 불구하고 한화갤러리아의 주가는 여전히 아쉬운 수준이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3월 31일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상장일 시초가 2080원으로 문을 연 뒤 당일 장중 27.4% 급등, 265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화갤러리아 분할상장 이후 기업가치 상승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몰린 영향이다. 하지만 장 후반 들어서면서 상승분을 반납했고, 결국 2.40%(50원) 상승한 213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다음 거래일인 4월 3일에는 11.50%(245원) 상승하며 장을 마감했으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어 4일과 5일에는 각각 5.05%, 8.87% 떨어지며 상승분을 모조리 반납했다. 한화갤러리아는 상장하고 이달 24일까지 36거래일 중 무려 25거래일을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24일 종가는 전 거래일(1671원) 대비 1.08%(18원) 내린 1654원이다.

김 본부장의 자사주 매입도 주가에는 영 힘을 못 쓰고 있다. 자사주 매입은 주가 부양책이라기보다는 지배력 확대에 방점이 놓이는 추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 본부장은 지난 4월부터 이달 18일까지 3차례에 걸쳐 한화갤러리아 주식을 매입했다. △4월 12일 5만 주(1억295만 원) △5월 10일 11만 주(1억8271만 원) △5월 18일 3만3860주(5525만9520원) 등 총 3억4091만9520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로써 김 본부장의 지분율은 0.10%로 늘어났다.

현재 한화갤러리아의 성장 가능성에 배팅했던 투자자들은 불만 일색이다. 현재 온라인 증권 커뮤니티와 종목 토론방 등에는 "고급화를 지향하는 백화점이 주식은 쓰레기다. 손실을 입고 있는 주주면 한화갤러리아를 이용하겠는가", "주가가 싸다고 샀는데 싸대기를 때린다", "연기금에서 쏟아내는 것은 주가가 고평가됐다고 판단한 것 아니겠는가" 등의 토로가 줄을 잇는다.

"주주들에게 사기를 치다가 이젠 고객을 상대로 사기를 쳐 공정거래위원회에 걸렸다"며 일갈하는 투자자들도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22일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심사관 전결 경고' 처분을 받았다. 공정위는 한화갤러리아가 소비자의 구매 여부 판단에 영향을 주는 거래조건인 배송비 정보를 적절히 고지하지 않아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현재 한화갤러리아 측은 주가 부양을 위해 사업 확장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김 본부장이 잇달아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며 "오는 6월 파이브가이즈 론칭에도 나선다. 주가가 매출 등에 따라 좌우되는 것은 아니지만, 프리미엄 사업이나 신사업 부문을 강화하면 자연스럽게 주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한화갤러리아의 사업 확장에 따른 주가 상승 기대감을 거두지 않는 모습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한화솔루션 한 사업부로 있던 갤러리아백화점이 명품 전문성을 살리고 발 빠른 소비 트렌드에 대응할 수 있는 신속한 경영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한화갤러리아가 적극적인 사업 투자에 나서는 상황으로, 경쟁력이 커진 프리미엄 백화점이 다 키울 수 있는 프리미엄 백화점이 될 수 있다. 적어도 시초가 수준은 회복할 수 있을 것"고 진단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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