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이제 슬슬 최지만이 그립지? 부상에 꼬인 팀 구상, 공백 드러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두 시즌 연속 100패 이상 시즌을 보낸 피츠버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베테랑 선수들을 영입해 신구 조화를 꾀했다. 팀의 상징적인 선수인 앤드루 매커친을 데려옴은 물론, 공격력이 빈약했던 1루 쪽에는 두 명의 베테랑을 추가했다.
스위치 타자로 경험이 풍부한 카를로스 산타나(37), 그리고 이제는 주전급 1루수로 인정받고 있었던 최지만(32)이 그 주인공이었다. 각각 단년 계약, 그리고 트레이드를 통한 영입이었으나 두 선수가 번갈아가며 1루와 지명타자를 맡아주면 팀 공격력이 더 수월하게 돌아갈 것이라는 기대였다. 그만한 실적은 있었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율을 원하는 것도 있었다.
그런데 그 구상이 시작부터 다소 꼬였다. 최지만의 부상 때문이다. 지난해 시즌 뒤 받은 팔꿈치 수술 탓에 시즌 준비 자체가 느렸던 최지만은 자신의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 그리고 이제 홈런도 나오고, 타격감도 좀 오르려는 찰나에 아킬레스건 쪽의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피츠버그는 최지만을 주전 1루수, 혹은 지명타자로 생각하고 데려왔는데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9경기 만에 이탈한 셈이 됐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앞두고 있는 최지만도 날벼락 같은 부상이었다.
부상 당시에는 공백이 그렇게 크지 않아 보였다. 팀은 잘 나갔다. 활발하게 뛰고 치며 팀 타선 전체가 기대 이상의 호조를 보였다. 게다가 팀 마운드가 시즌 전 프리뷰보다 훨씬 더 잘 나갔다. 시즌 첫 28경기에서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20승을 쓸어 담았다. 내셔널리그 최고의 돌풍이었다. 최지만 생각이 전혀 나지 않았다.
산타나의 활약, 그리고 최지만 대신 파트타임으로 1루에 들어간 코너 조의 활약이 좋았다. 베테랑 산타나는 수비에서 놀라울 정도의 안정감을 선보이는 동시에 공격에서도 자신의 몫을 했다. 4월 한 달 동안 25경기에 나가 타율 0.287, 2홈런, 1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11을 기록했다. 피츠버그가 산타나에 기대한 수준의 성적이었다. 여기에 조가 외야와 내야를 오가며 맹활약했다.
그런데 5월 들어서는 산타나의 타격 그래프가 완연하게 하락세를 그리기 시작했다. 산타나는 24일(한국시간)까지 5월 19경기에서 타율 0.169에 머물고 있다. 홈런은 하나도 안 나왔다. 그 와중에 OPS는 0.532까지 추락했다. 조도 마찬가지다. 4월 24경기에서 타율 0.288, OPS 0.962로 폭발했던 조는 5월 OPS가 0.671로 뚝 떨어졌다.
1루는 어쨌든 공격의 포지션이다. 그런데 1루를 맡는 두 선수의 공격력이 떨어지면서 이제는 라인업을 구성하는 것도 머리가 아파졌다. 공교롭게도 피츠버그는 5월부터 팀 공격이 침체에 빠지면서 팀 성적도 추락 중이다. 경기당 2~3점을 내는 것도 쉽지 않은 양상이다. 나가질 못하니 팀의 장점인 기동력도 살리지 못하고 있고, 칼을 뽑아대는 세리머니로 한창 달아올랐던 더그아웃 분위기도 많이 가라앉았다.
산타나는 30대 중반의 노장이다. 적절한 휴식이 필요했고, 앞으로도 필요하다. 그러나 최지만의 부상 탓에 많은 경기에 나갔고 5월 들어 배트 스피드가 현격하게 느려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지만의 성적이 좋든 그렇지 않든 분명히 팀 내 가치가 있었던 이유다. 여기에 최지만이 우완을 상대로 해야 할 몫이 분명히 있었다.
아킬레스건 부상만 없었다면 늦어도 5월부터는 최지만의 정상적인 경기력이 나왔을 것이다. 그렇다면 피츠버그는 타격감이 좋은 선수 위주로 로테이션을 돌리며 체력 안배가 가능하고, 적절한 옵션을 활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최지만의 부상은 이런 피츠버그의 구상을 꼬아놨고, 팀이 위기 때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부상이 아쉬울 뿐이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