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ML 상위 4%' 배지환 주루가치, '하위 30%' 느림보 MVP보다 못하다... 美현지도 비판 일색

김동윤 기자 2023. 5. 24.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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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현지 다수 매체가 자신의 강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스피드 스타' 배지환(24·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게 쓴소리를 내놓았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24일(한국시간) "피츠버그가 베테랑 선발 투수 리치 힐을 능가한 어린 선수들의 큰 실수 때문에 텍사스 레인저스에 패했다"면서 배지환의 주루 미스를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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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배지환./AFPBBNews=뉴스1
배지환./AFPBBNews=뉴스1
미국 현지 다수 매체가 자신의 강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스피드 스타' 배지환(24·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게 쓴소리를 내놓았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24일(한국시간) "피츠버그가 베테랑 선발 투수 리치 힐을 능가한 어린 선수들의 큰 실수 때문에 텍사스 레인저스에 패했다"면서 배지환의 주루 미스를 조명했다.

상황은 이러했다. 이날 배지환은 홈구장에서 열린 텍사스와 경기에서 8번 및 2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그러나 두 번 모두 아쉬운 주루플레이로 의미가 퇴색됐다. 3회 첫 안타 때는 텍사스 선발 네이선 이오발디의 견제에 걸려 1루에서 아웃됐고, 8회에는 후속 타자 앤드루 매커친의 타구를 오판해 3루로 가던 도중 2루에서 횡사했다.

이를 두고 현지의 반응도 비판 일색이다. 피츠버그 지역 매체 포스트-가제트는 "배지환이 너무 무모했다"고 했고,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배지환은 패배 직후 더그아웃에 앉아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웅크리고 있었다. 주루에서의 두 번의 실수를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이날의 패인으로 꼽았다.

경기 후 배지환은 "2아웃이었기 때문에 3루까지 가야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타구를 잘못 읽었고 결국 아웃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데릭 셀턴 피츠버그 감독은 "3루까지 뛰기로 했다면 일단 그대로 뛰어야 했다"면서 "속도가 빠른 어린 선수들에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그들은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싶어 한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너무 많은 일을 할 필요는 없다. 배지환의 가진 빠른 발은 (우리 팀의) 진정한 무기다. 하지만 함부로 사용하면 우리는 (필요할 때) 쓸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배지환(오른쪽)이 2루에서 포스 아웃당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배지환(오른쪽)이 2루에서 태그당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배지환의 아쉬운 주루플레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3~4월 12번의 도루 시도 중 11번을 성공시켰으나, 5월 들어 7번 중 3번 성공에 그치고 있다. 상대 팀이 배지환의 빠른 발을 인지하고 본격적으로 견제에 나섰기 때문. 이 탓에 배지환의 시즌 도루 횟수는 5월 6일 토론토전을 끝으로 14개에서 더는 늘지 못하고 있다.

세이버메트릭스에 따르면 흔히 도루는 성공률 75%를 넘지 못하면 오히려 가치가 떨어진다고 한다. 배지환의 도루성공률은 73.6%로 지금 같은 모습이 계속된다면 차라리 안 뛰는 것이 나을 정도다.

주루 가치 면에서도 빠른 발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는 것으로 나온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배지환의 스프린트 스피드, 즉 최고 속도는 1초당 29.5피트(약 9m)로 메이저리그 상위 4%의 주력이다. 홈에서 1루에 도달하는 속도만 놓고 본다면 4.05초로 단연 1위다.

프레디 프리먼(오른쪽)이 홈 쇄도에 성공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하지만 미국 야구 통계매체 팬그래프가 계산한 주루 가치를 보면 1.8점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34위에 불과하다. 현재 6도루(실패 1회)를 기록 중인 프레디 프리먼(34·LA 다저스)의 2.2보다 낮은 수치다. 프리먼의 최고 속도는 1초당 26.3피트(약 8m)로 전체 선수 중 하위 30%다. 배지환에 비하면 느림보 수준이지만, 2020년 내셔널리그 MVP는 영리한 주루 플레이로 팀에 도움을 주고 있다.

아직 빅리그 데뷔 2년 차의 어린 선수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배지환에게도 개선의 여지는 충분하다. 셀턴 감독은 "잘못됐다면 가르치면 그만이고, 앞으로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으면 된다"면서 "무엇이 옳은 기회인지 아닌지 지도하는 것 또한 우리의 일"이라고 제자를 감쌌다.

배지환 역시 "우리 팀이 지고 있을 때 난 팀원들을 돕고 싶다. 내가 약간 지나쳤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지적에 수긍하면서 "지금 내게 가장 큰 숙제는 경기 상황을 잘 읽고 내 주력을 사용할 때와 아닐 때를 구분하는 것 같다"고 다짐했다.

피츠버그 배지환(왼쪽)이 20일 애리조나전 더그아웃에서 팔라시오스와 포옹을 하고 있다. /사진=피츠버그 구단 SNS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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