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보태면 수입차"… 소유비용 따져볼까

문광민 기자(door@mk.co.kr) 2023. 5. 2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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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수입차 준대형 세단 5종, 10년간 소유비용 분석
G80은 총 8457만원 들어
벤츠E클래스 1억1067만원
수입차 보증기간이후 변수
주요부품 교체비용 비싸

연식 변경과 세대 변경을 거듭하면서 국산 자동차 가격이 전반적으로 높아지자 수입차 구입을 고려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여기에는 수입차의 경우 프로모션 기간에 높은 할인율을 적용받으면 동급의 국산차와 판매가격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내구소비재인 자동차는 최초 구입 시 지출하는 비용뿐만 아니라 유지비도 중요하다.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시장 소비자는 차량을 구입할 때 '총소유비용(TCO·Total Cost Ownership)'에 집중하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구입 비용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TCO는 유류비·보험료·자동차세 등 차량 보유에 따라 지출하는 비용을 모두 포함한 개념이다.

24일 매일경제는 국산차·수입차 구입 시 지출되는 비용을 보다 현실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준대형급 세단 5종을 선정해 TCO를 비교했다. 분석 모델은 △현대자동차 그랜저 2.5 가솔린 캘리그래피 △제네시스 G80 2.5T 가솔린 2WD 19인치 △아우디 A6 45 TFSI △BMW 520i 럭셔리 △메르세데스-벤츠 E250 아방가르드 등이다.

신차를 구입한 후 10년간 운행한 뒤 중고차로 처분하는 상황을 가정해 모델별 TCO를 분석한 결과, 국산차는 7000만~8000만원대인 반면, 수입차는 1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델별 TCO는 그랜저 7335만원, G80 8457만원, A6 1억1702만원, 5시리즈 1억697만원, E클래스 1억1067만원 등이다. 신차를 구입할 때 G80 대신 5시리즈를 선택하는 경우 지출 비용 차이는 1180만원이지만, 10년간 TCO 기준으로는 차이가 2240만원으로 두 배가량 늘어난다.

유류비·정비비·보험료·자동차세 등을 종합한 모델별 1년 유지비는 그랜저 365만원, G80 394만원, A6 519만원, 5시리즈 498만원, E클래스 505만원 등이다. 유류비는 일반유 사용 기준으로 연간 1만㎞ 주행을 가정했다. 일반유 가격은 이달 셋째 주 서울 지역 평균가인 ℓ당 1697.2원을 적용했다. 정비비는 모델별로 엔진오일, 에어필터, 브레이크 패드, 타이어 교체 등 최소한의 경정비 비용만 발생하는 상황을 가정해 반영했다.

보험료는 31세 남성 1인 한정, 대물 2억원, 자차 포함, 긴급출동 가입 조건 등을 기준으로 삼성화재 다이렉트보험 신규 가입을 가정해 산출했다. 보험료는 수입차가 동급 국산차의 두 배 수준이다. 모델별 1년 보험료는 그랜저 91만원, G80 94만원, A6 188만원, 5시리즈 184만원, E클래스 160만원 등이다. 자동차세는 배기량을 기준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국산차와 수입차 간 비교가 무의미하다.

수입차는 5년간 품질 보증 기간이 만료된 이후가 문제로 꼽힌다. 수입차 부품 가격과 공임비는 국산차의 2~3배로 책정돼 있다. 수입차는 품질 보증 기간에 무상으로 수리·정비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별다른 유지비 부담이 없지만, 보증 기간이 끝난 뒤에는 '복불복'이다. 예를 들어 변속기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국산차는 신품 교체 비용으로 200만~300만원이 드는 반면, 수입차는 적게는 300만원, 많게는 1000만원 이상이 든다.

중고차시장에 출고 5년 차를 맞은 수입차가 매물로 다수 올라오는 것도 품질 보증 기간 만료 후 예상치 못한 비용 부담을 피하고자 하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이다. 케이카에 따르면 A6의 평균 잔존가치율(신차 가격 대비 중고차 가격 비율)은 출고 5년 차에 41%, 10년 차에 15% 등으로 분석됐다. 5시리즈와 E클래스의 잔존가치율은 각각 5년 차에 51%·52%, 10년 차에 23%·21%로 집계됐다. 10년 차 잔존가치율이 28%인 G80 중고차 가격이 동급 수입차보다 비싸지는 이유다.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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