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날 이해한다죠?"...'둘리' 40주년, 보는 이들 울린 고길동 편지

최보란 2023. 5. 2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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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만화영화 '아기공룡 둘리'가 40주년을 맞은 가운데, 만화 속 캐릭터 고길동의 편지가 공개돼 누리꾼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고길동은 편지에서 "제가 '아기공룡 둘리'에서 동명의 역할 고길동을 연기한 지 40년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제 다들 제 역할을 이해한다면서요?"라고 운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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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리나라]

추억의 만화영화 '아기공룡 둘리'가 40주년을 맞은 가운데, 만화 속 캐릭터 고길동의 편지가 공개돼 누리꾼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영화 배급사 워터홀컴퍼니는 23일 인스타그램에 "고길동 아저씨가 지금의 나에게, 당신에게, 세상의 모든 작은 둘리라는 이름의 우리에게 이런 편지를 써준다면 잠시 위로가 될 수 있을까요?"라는 글과 함께 고길동의 편지를 올렸다.

고길동은 서울시 도봉구 쌍문동에 사는 회사원이자 자녀 2명의 아버지. 조카 희동이를 맡아 키우고 있던 그는 둘리와 친구들까지 거두면서 이들의 생계를 책임진다. 만화 방영 당시에는 둘리와 친구들을 구박하는 역할을 하면서 악역으로 여겨졌지만, 세월이 흐르며 대가족의 가장으로서 면모가 재평가되기도 했다.

고길동은 편지에서 "제가 '아기공룡 둘리'에서 동명의 역할 고길동을 연기한 지 40년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제 다들 제 역할을 이해한다면서요?"라고 운을 뗐다.

그는 더 이상 자신이 악역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사실에 "반가운 웃음과 세월의 섭섭함이 교차합니다. 인생이란 그런 것입니다. 이해하지 못한 상대를 이해해 나가는 것. 내가 그 입장이 될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 그 모든 거절과 후회가 나를 여기로 이끌었음을 아는 것. 나이가 들어가며 얻는 혜안은 거부하기엔 값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날 누군가를, 어느 장소를, 그 기억을 추억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축복이 아닌가 생각합니다"라며 "꼰대 같지만 한 마디 남기니 잊지 마십시오. '한때를 추억하는 바로 지금이 내 미래의 가장 그리운 과거가 된다'는 것을"이라고 적었다.

끝으로 둘리에게도 한 마디 건넸다. 고길동은 "둘리야. 네가 이제 마흔이라니. 철 좀 들었는지 모르겠구나 껄껄. 철들지 말거라. 네 모습 그대로 그립고 아름다웠다고 말해주고 싶다. 건강해라. 그리고 오래오래 모두의 기억 속에 살아가 주렴"이라고 덧붙였다.

고길동의 편지를 접한 누리꾼들은 "어릴 적엔 길동 아저씨가 그렇게 미웠었는데 편지 보고 눈물이 왈칵 난다", "어릴 때부터 봐온 고길동 아저씨의 말이라 더 와닿는다", "이제는 백 번 천 번 아저씨가 이해 간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1996년 개봉한 극장판 만화영화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이 둘리 탄생 40주년을 맞아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24일 개봉했다.

YTN star 최보란 (ran6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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