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혁신 선도국이 되려면

2023. 5. 2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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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변화 대전환 시대를 맞으며 세계 경제가 한 치 앞을 보기 어려울 만큼 불확실하다.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대전환, 기후 위기 및 탄소중립과 그린 대전환, 코로나 팬데믹, 미·중 패권경쟁 및 신냉전 시대와 문명 대전환 등 미증유의 초변화 대전환이 세계 판도를 바꾸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가와 기업의 혁신(Innovation) 역량이 주목받고 있다. 국가혁신시스템 개념을 정립한 영국의 경제학자 크리스토퍼 프리먼은 경제 불황의 해법으로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대 경영의 두 거장인 조지프 슘페터와 피터 드러커도 혁신과 기업가정신을 핵심 성공 요소로 제시하였다.

새 시대에 혁신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면서 우리 국가와 기업의 혁신 역량 제고가 시급한 당면과제가 되었다. 혁신역량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우선인데 평가 기준에 따라 결과가 다양하다. 2021년 블룸버그 혁신지수에서 세계 1위, 2022년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혁신지수에서 세계 6위를 차지한 반면, 올해 미국 CES에서 발표된 글로벌 혁신지수에서는 4년 전과 유사한 26위를 기록했다. 우수한 평가를 받은 분야에는 자만하지 말고 강점을 더욱 살리고, 부진한 평가 분야에는 실망하지 말고 시급히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 블룸버그와 WIPO 혁신지수는 연구개발(R&D) 투자, 특허, 제조업 부가가치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CES 혁신지수에서는 다양성, 사이버 보안, 세제 친화도에서 낙제점을 받은 것이 실망스러운 순위의 이유다.

우리나라가 혁신 선도국이 되려면 글로벌 혁신지수의 평가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냉철한 분석과 지속적 개선이 필요하다. 우리가 잘하고 있는 분야로 우선 R&D 혁신은 GDP 대비 R&D 투자 비율을 늘리되 선택과 집중을 통한 기술 분야별 R&D 투자 절대금액의 우위 확보가 중요하다. 둘째로, 특허 혁신은 건수 등 양적 지표보다 등급, 기술료 등 질적 지표에 집중해야 한다. 셋째로, 제조업 부가가치 혁신은 R&D를 통한 기술혁신이 관건이다.

우리가 못하고 있는 분야의 혁신이 시급하다. 먼저 다양성 혁신이 중요하다. 다양성은 혁신의 가장 중요한 원천이다. 남녀노소, 인종, 출신 학교·지역 등 다방면의 다양성이 혁신을 만든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의 기업과 정부에 한국인 일색이면 세계 시장·소비자를 사로잡는 혁신이 나오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혁신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외국인이 모여드는 글로벌 혁신 허브가 되어야 한다. 둘째로, 사이버 보안은 기술이나 시스템 혁신만이 아니라 사회적 의식 개혁이 중요하다. 정보 유출이나 해킹, 지식재산권 침해 등에 정부와 국회, 사법부는 물론 기업과 국민의 인식이 너무 관대하다. 일벌백계의 단호함이 필요하다. 셋째로, 세제 친화도는 우리의 주요 경쟁국 대비 높은 법인세의 현실화 등 글로벌 관점이 중요하다.

혁신 선도국이 되기 위한 국가적 혁신 경쟁이 우리 미래를 결정한다.

[주영섭 서울대 특임교수(전 중소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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