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제기의 칸 NOW!] 칸에 오고도… 제니의 ‘반쪽 활동’ 아쉬움

라제기 2023. 5. 2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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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칸국제영화제를 10번째 취재 중인 라제기 영화전문기자가 칸에서 극장 안팎 이야기를 전합니다.

올해 칸국제영화제의 화젯거리 중 하나는 제니입니다.

제니는 칸영화제에 와서 공식 상영회와 포토콜 행사(사진기자들을 위한 촬영시간)에만 참여했습니다.

칸영화제 개막 전 제니는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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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칸국제영화제를 10번째 취재 중인 라제기 영화전문기자가 칸에서 극장 안팎 이야기를 전합니다.
블랙핑크 멤버 제니가 23일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디 아이돌' 포토콜 행사에 참석해 사진기자들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칸=AP 뉴시스

올해 칸국제영화제의 화젯거리 중 하나는 제니입니다. 걸그룹 블랙핑크의 멤버인 제니는 비경쟁 부문에 초청된 ‘디 아이돌’로 칸영화제를 찾았습니다. 지난 22일 오후(현지시간) 공식 상영회가 열린 뤼미에르대극장 앞에는 제니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세계적 걸그룹 멤버의 위상을 새삼 확인케 하는 자리였습니다. 하지만 제니의 칸영화제 방문은 의문과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제니는 칸영화제에 와서 공식 상영회와 포토콜 행사(사진기자들을 위한 촬영시간)에만 참여했습니다. 공식 기자회견이 23일 오후 별도로 열렸는데, 이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국내외 기자들과 개별 인터뷰를 하지도 않았습니다. 칸에 오고도 온전한 활동을 하지 않은 겁니다.

‘디 아이돌’은 아이돌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미국 방송 HBO 드라마입니다. 위켄드를 비롯해 수산나 손, 모제스 섬니 등 미국 유명 가수들이 출연합니다. 요즘 떠오르고 있는 신예 배우 릴리 로즈 뎁이 주연입니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유명인이 대거 출연한 점이 흥미롭기도 합니다.

‘디 아이돌’ 상영은 파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 영화의 수호자'를 자부하는 칸영화제가 드라마를 상영작으로 선정하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칸영화제는 2018년부터 매년 4월 칸국제시리즈페스티벌이라는, 드라마를 위한 부대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굳이 영화제에 드라마를 초청할 이유가 없습니다. ‘디 아이돌’은 영화제가 야심 차게 준비한 ‘흥행상품’으로 보입니다. ‘디 아이돌’의 화려한 출연진을 활용해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제니가 22일 오후 프랑스 칸 뤼미에르대극장에서 열린 '디 아이돌' 공식 상영회에 앞서 레드카펫을 걷고 있다. 칸=AFP 뉴시스

칸영화제의 의도는 어느 정도 성공한 것 같습니다. 기자회견만 해도 성황이었습니다. 23일 오후 영화제 주요 행사장인 ‘팔레 드 페스티벌’ 3층은 지나다니기 힘들 정도로 기자들이 몰렸습니다. 공식 상영회는 빈자리를 찾기 힘들었고, 상영이 끝난 후 꽤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칸영화제 개막 전 제니는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습니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 현지 홍보대행사 연락처를 기자들에게 알리기도 했습니다. 제니와의 인터뷰를 원하는 매체들은 대행사를 통해 문의해 보라는 의미였습니다. 하지만 대행사는 기자들의 문의에 묵묵부답으로 응대했습니다. 인터뷰가 되면 된다, 안 되면 안 된다는 답을 즉각 보내주는 여느 대행사들과 달랐습니다. 기자회견을 하루 앞두고선 제니가 불참한다는 소식까지 들렸습니다.

제니 입장에선 국내외 기자들을 만나는 게 부담스러웠을 만도 합니다. 제니의 ‘디 아이돌’ 출연 분량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주인공이 아니니 전면에 나서서 홍보 활동을 하는 걸 주저했을 만합니다. 방탄소년단(BTS) 뷔와의 열애설이 영향을 줬을 것으로도 보입니다. 지난 18일 제니와 뷔로 추정되는 인물이 프랑스 파리에서 데이트하는 사진이 공개돼 대중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두 사람 소속사는 이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뷔는 22일 칸영화제 참석을 위해 칸에 도착했습니다. 여러 추측이 나올 만한 상황에서 언론과 마주하기 어려웠을 듯합니다.

그래도 아쉬움은 남습니다. 칸영화제는 엔터테인먼트업계 최대 쇼케이스 행사 중 하나입니다. 배우 활동에 막 첫발을 내디딘 제니로서는 자신의 활동을 좀 더 알릴 수 있고, 배우로서의 포부를 밝힐 수 있는 자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듯합니다.

칸=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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