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박정희의 시간들

송광호 2023. 5. 2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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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는 매년 유력한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명된다.

아무리 짧은 글이라도 그의 새로운 글을 실은 문예지나 잡지는 해당 분야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다.

그러나 아유미는 잡지 표지에 '하루키 집 최초 공개'와 같은 자극적인 제목을 싣지 않았다.

나이 듦이라는 건 분별력과 연관이 있다는 것, 무엇이 부끄러운지 아는 분별력과 그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자제심·단정함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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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 이미지 [마음산책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 임경선 지음.

무라카미 하루키는 매년 유력한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명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는 자국 일본에선 더더욱 유명하다. 아무리 짧은 글이라도 그의 새로운 글을 실은 문예지나 잡지는 해당 분야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다. 표지에 '하루키'라는 이름만 보여도 완판은 시간문제다.

하루키 책에 판화 작업을 했던 오하시 아유미라는 일러스트레이터가 있다. 아유미는 60대 때 1인 잡지 '아르네'를 만들었는데, 어느 날 작가 임경선은 이 잡지를 들춰보다 깜짝 놀랐다고 한다. 하루키 인터뷰는 물론, 그간 단 한 번도 공개한 적이 없는 그의 집 사진들이 실려 있었기 때문이다. 신문으로 치면 '대특종' 감이었다.

그러나 아유미는 잡지 표지에 '하루키 집 최초 공개'와 같은 자극적인 제목을 싣지 않았다. 표지에는 하루키라는 이름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완판'의 기회에도 그것을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않은 것이다. 임경선은 "어떤 성의를 받으면 그보다 더한 성의로 되갚고자 하는 마음"이 느껴졌다고 했다.

임경선은 책에서 나이 듦에 대해 말하면서 아유미와 하루키의 일화를 소개한다. 나이 듦이라는 건 분별력과 연관이 있다는 것, 무엇이 부끄러운지 아는 분별력과 그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자제심·단정함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규율과 자기통제가 가능한 이들만이 가질 수 있는 괜찮은 어른의 중요한 덕목"이라고 말한다.

책은 '나이를 잊고 살 수 있을까' '작가로 생존할 수 있을까' '삶의 선택은 어떻게 이루어질까'라는 세 가지 질문을 토대로 작성한 에세이다. 저자는 "이 책은 지난 몇 년간 내 마음을 뒤흔든 인생의 질문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소개한다.

마음산책. 200쪽.

책 표지 이미지 [나남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박정희의 시간들 = 오인환 지음.

한국일보 주필과 공보처 장관 등을 지낸 저자가 리더십을 중심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파란만장한 삶을 조명한 평전이다.

저자는 '박정희 리더십'의 탄생과 몰락 과정을 추적하며 그의 시스템 독재가 어떻게 완성되었고, 한강의 기적이 어떻게 성취되었는지를 설명한다.

책에 따르면 박정희 리더십은 노력의 산물이다. 박 전 대통령은 매일 3시간씩 대학교수들에게 과외받으며 경제의 본질을 배워 나갔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추진하면서는 실무경제통 김정렴 비서실장과 꾸준히 소통하며 세부 계획을 챙겼다.

그러나 유신 선포(1972),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1974)을 거치며 박 전 대통령은 비극적 운명의 길로 내달렸다. 자기주도 학습이 기능을 멈췄고 특유의 자기 수정 능력도 둔화했다.

용인술에 능했던 박 전 대통령은 차지철 당시 경호실장을 가까이 두며 그의 독주를 막지 않았다. 국가주도 성장 전략이 한계를 맞았지만, 신현확 부총리의 경제 안정화 정책을 받아들이지 않고 과거 전략을 고수했다.

이 때문에 10·26 사건이 아니었더라도 유신체제와 중화학 공업화를 통해 본인의 신화를 완성하려던 박 전 대통령 꿈은 좌절될 수밖에 없었다는 평가도 있다고 저자는 전한다.

나남. 464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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