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김남국' 막는다…코인거래소, 의심거래보고 개발 속도

기사내용 요약
거래소별 제각각 STR 기준 지적
"거래소 공통 STR로 김 의원 사례 걸러낼 것"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코인 보유 논란에 휩싸인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동하고 있다. 2023.05.09.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업비트와 빗썸 등 국내 5대 코인거래소가 '김남국 스캔들'을 계기로 의심거래보고(STR) 공통 기준 개발에 속도를 낸다. 앞서 일부 거래소만 김남국 의원의 이상 거래를 금융당국에 신고하면서 'STR 허점'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국내 5대 원화거래소로 이뤄진 디지털자산 거래소협의체(닥사, DAXA)는 지난달 발표한 '업권 공통 STR 룰 유형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거래소별 의심거래보고 기준을 통합해 보다 신속하게 이상 거래를 걸러내겠다는 취지다.

특히 이는 제2의 김남국 스캔들을 막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별 상이한 STR 기준이 신속한 이상 거래 대응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비난에서다.

실제로 앞서 스캔들이 터졌을 당시 빗썸이 김 의원의 '위믹스 80만개 이체'를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보고하지 않아 지적받은 바 있다. 반면에 업비트는 해당 이체를 FIU에 이상 거래로 보고했다. FIU는 당시 업비트 보고를 받고 조사에 나서 김 의원 거래를 검찰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를 비롯한 금융기관들은 STR에 따라 자금세탁행위 등 불법 금융 거래가 의심되는 경우를 FIU에 즉각 보고해야 한다. 기존에는 은행과 같은 전통 금융기관만 보고해야 했지만, 지난 2018년부터는 가상자산 거래소들 역시 보고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은행을 피해 가상자산 거래소를 거쳐 불법 자금을 빼돌리려 해도 STR에서 전부 다 걸러진다는 의미다.

실제로 이번 김 의원 이상 거래가 업비트 STR로 포착된 만큼, 거래소 공통 STR로 더욱 촘촘한 거름망이 마련된다면 제2의 김남국 스캔들을 막을 수 있을 거란 진단이 나온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 A씨는 "닥사가 자금세탁방지 분과를 통해 업권 공통 STR룰 개발 의지를 이전부터 밝혀왔지만, 이번 김남국 스캔들을 계기로 그 속도를 더 높이려는 모양새"라며 "실제로 거래소들이 공통 기준을 통해 의심 거래를 보고한다면 김 의원 같은 사례를 더 잘 걸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닥사는 자율규제 기반 협의체 특성상 사태 발생 직후 규정을 보완해 나가고 있다. 일례로 닥사는 지난 2월 코인원의 '위믹스 재상장'을 계기로 "상장 폐지(상폐) 결정을 내린 코인은 1년간 회원사에 재상장을 금지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앞서 코인원은 닥사를 통해 공동으로 상폐한 위믹스를 두 달 만에 단독으로 재상장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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