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리야 너가 마흔이라니"...네티즌들 오열하게 만든 고길동의 깜짝 편지

조서현 2023. 5. 2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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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만화 '아기공룡 둘리'가 40주년을 맞아 24일 '아기공룡 둘리 :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이 재개봉된 가운데 둘리와 친구들을 거둬준 만화 속 캐릭터 고길동의 편지가 공개됐다.

영화 배급사 워터홀 컴퍼니는 23일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고길동 아저씨가 지금의 나에게, 당신에게, 세상의 모든 작은 둘리라는 이름의 우리에게 이런 편지를 써준다면 잠시 위로가 될 수 있을까요?"라는 글과 함께 고길동의 편지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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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의 한 장면 [워터홀컴퍼니]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고길동의 편지 [워터홀컴퍼니 인스타그램 캡처]

추억의 만화 '아기공룡 둘리'가 40주년을 맞아 24일 '아기공룡 둘리 :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이 재개봉된 가운데 둘리와 친구들을 거둬준 만화 속 캐릭터 고길동의 편지가 공개됐다.

영화 배급사 워터홀 컴퍼니는 23일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고길동 아저씨가 지금의 나에게, 당신에게, 세상의 모든 작은 둘리라는 이름의 우리에게 이런 편지를 써준다면 잠시 위로가 될 수 있을까요?"라는 글과 함께 고길동의 편지를 공개했다. 고길동은 "오랜만이란 말조차 무색할 만큼 세월이 흘렀습니다. 우리 어린이들, 모두 그동안 잘 있으셨는지"라고 안부 인사를 전하며 말문을 열었다.

먼저 그는 당시 둘리와 친구들을 괴롭혀 '악역'으로 자리매김했던 자신을 떠올렸다. "제가 아기공룡 둘리에서 동명의 역할 고길동을 연기한 지 40년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 오랜 시간을 일일이 세지는 않았으나 시간은 공평하게 제 어깨 위에 내려앉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다들 제 역할을 이해한다면서요? 제가 악역이 아니라 진정한 성인이었다는 말을 들을 줄이야, 껄껄"

이제 자신이 더는 악역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사실에 고길동은 "인생이란 그런 것이다. 이해하지 못한 상대를 이해해 나가는 것, 내가 그 입장이 될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 그 모든 거절과 후회가 나를 여기로 이끌었음을 아는 것"이라며 "나이가 들어가며 얻는 혜안은 거부하기엔 값진 것"이라고 했다.

고길동은 "지난 봄, 한국의 워터폴인가 어딘가 하는 회사에서 '얼음별 대모험'을 재개봉하게 됐다며 한 마디 요청하길래 '이제는 우리 사이의 오해를 풀고 싶다'고 관객을 향한 제 작은 바람을 적어 보냈다"며 "알고보니 우리는 더 풀 오해가 없더라. 이제는 이해하는 사이가 된 우리, 다들 어떠신지. 살아보니 거울 속에 제 표정, 제 얼굴이 비치는지"라고 했다.

이어 "2023년, 한국에선 많은 분들이 90년대의 향수와 문화를 추억한다고 들었다. 지난 날 누군가를, 어느 장소를, 그 기억들을 추억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축복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추억하는 모두의 모습을 축복하고, 추억을 통해 지나온 시간을 다시 마주하고 싶어하는, 여전히 앳된 당신의 모습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끝으로 "마지막으로 꼰대 같지만 한 마디 남긴다. '한 때를 추억하는 바로 지금이 내 미래의 가장 그리운 과거가 된다'는 것을"이라며 편지를 끝냈다.

고길동은 추신을 통해 둘리에게도 "둘리야 네가 이제 마흔이라니, 철 좀 들었는지 모르겠구나. 철들지 말 거라. 네 모습 그대로 그립고 아름다웠다고 말해주고 싶다. 건강해라. 그리고 오래오래 모두의 기억 속에 살아가 주렴"라며 인사를 남겼다.

편지를 본 네티즌들은 "어른이 돼서 보니 눈물이 난다", "어느순간부터 고길동 아저씨가 진짜 대인배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나 왜 울고 있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24일 극장판 만화영화인 '아기공룡둘리: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은 1996년 개봉한 만화영화로 27년만에 리마스링 버전을 재개봉했다.

이와 관련해 관련 총 감독 김수정 작가는 최근 CBS 라디오를 통해 "둘리의 이야기는 똑같은데 보는 시선들, 내가 아이냐 청년이냐 얼느이냐에 따라 감정 이입이 달라지는 것 같다"며 "그 시선이 어릴 때는 둘리에 전폭적으로 지지했다가 어른이 되고 나니 고길동의 입장에서 보게 된다. 이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조서현기자 rlayan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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